2200 돌파 앞둔 코스피, '돈줄' 타고 고공행진?

양동훈 / 2020-06-04 16:16:50
기준금리인하·대대적 경기부양책…경기침체 불구 주가 급등
당분간 유동성랠리 지속 VS 경기 개선 안돼 추가상승 어려워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코스피가 치솟고 있다. 지난 3일 2100선을 돌파하더니 4일엔 2150선을 회복했고 5일에는 전날보다 1.43% 오른 2181.87로 마감됐다. 이 추세라면 곧 2200선을 돌파하고 지난 1월 22일 기록했던 연중최고치 2267.25(종가기준)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그러나 주가가 워낙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단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게다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기업실적이 극도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악재가 만만치 않다.

주가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갈곳 없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만큼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단기급등해 상승여력이 거의 소진됐다"는 경계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정병혁 기자]

글로벌증시 유동성랠리…코스피는 이미 코로나 극복?

코스피는 이미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하락분을 거의 만회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의 시발점이었던 대구 31번 확진자가 나온 날인 지난 2월 18일의 코스피 종가는 2208.88이었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총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3월 12일 코스피는 1834.33으로 마감됐다.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코스피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다.

최근 주가 급등의 힘은 유동성이다. 이미 1차 추경(11조7000억 원), 2차 추경(12조2000억 원)을 단행한 정부는 3일 3차 추경을 발표하고 35조3000억 원의 예산을 더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 장세는 세계적 추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아낌없이 돈을 풀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2조2000억 달러(약 2683조 원) 규모의 슈퍼 부양책을 내놓았으며, 중국은 지난달 22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7조2500억 위안(약 1240조 원)에 달하는 내수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과 독일 역시 각각 10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상태다.

세계 증시 역시 상승세다. 5월 초까지만 해도 2만3000대이던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월 들어 2만6000을 돌파했다. 일본 니케이 225 지수 역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렸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이 공급되자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 역시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27조3384억 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돈)은 6월 4일 기준 44조6445억 원으로 63.3%나 늘었다.

단기급등 조정가능성…유동성장세 언제까지?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에 넣어봤자 돈이 늘지 않는 제로금리 시대에 시중 부동자금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돼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변화가 빠른 주식"이라고 분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금에 투자하는 것이 하등 의미가 없을 정도로 금리가 떨어졌고, 과거 주요 투자처였던 부동산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제한이 심해져서 투자가 힘들어지니 주식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미중 갈등·미국 소요사태 같은 악재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업이 망하지 않도록 자금을 투여하고 시민들에게도 돈을 쥐어주는 상황에서 (악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3분기까지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승 관성이 강한 데다 유동성의 힘으로 가고 있는 거라서 중기(올해 연말)로 보면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다만 1~2개월의 단기에는 약간의 조정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속적인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들도 있었다. 유동성만으로 증시가 계속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었다.

서정훈 연구원은 "(앞으로 코스피가 더 오를지는)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유동성 여건은 상승을 지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물경기가 개선된 부분이 없어 추가적이고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저희가 갖고 있는 견해"라며 "유동성 배경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을 볼 수는 없고, 각종 성과예측이 계속 하향조정 되는데도 시장이 이를 무시하고 너무 많이 달려온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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