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원유ETN…개미 투기거래 급증 '빨간불'

양동훈 / 2020-04-27 10:07:02
지난달 FX마진거래 26조로 전년동기 대비 세 배
보름 간 원유 ETN·ETF에 몰린 자금 1조3000억
"변동성 심한 종목들…개인 투자자가 감당 못 해"
지난달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가 200% 넘게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투자위험 경고를 한 이후에도 1조3000억 원이 몰리는 등 코로나19사태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개미군단의 투기성 거래가 급증해 '빨간불'이 켜졌다.

▲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고마진의 투기상품에 쏟아지는 자금 규모가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달러화 이미지. [픽사베이]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213억544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1억1508만 달러)의 세 배가 됐다. 지난달 말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약 26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월만 해도 FX마진거래 대금은 54억6774만 달러였으나 2월에는 98억5893만 달러가 되더니 3월에는 200억 달러를 넘긴 것이다.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자금의 10배 규모까지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실제 환율 변동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10배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2012년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을 5%에서 10%로 상향 조정해 최대 20배까지 수익·손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을 10배로 줄였다. 개인 투자자의 90%가 FX마진거래를 통해 손실을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투자레버리지를 낮춘 것이다.

원유 ETN·ETF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일부 원유 ETN에 대해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다음 날인 10일부터 24일까지 유가 상승 ETN·ETF를 1조364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2012년 소비자경보 제도가 생긴 이후, 금감원이 '위험' 등급을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상품은 유가 변동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이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유가가 급변동하는 장세에서는 투자위험이 크다.

몇몇 상품의 경우 실물 유가와 ETN 상품의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괴리율이 치솟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일례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24일 장 마감 기준 시장가격이 2085원인데 지표가치는 193.57원으로 괴리율이 무려 977.13%다.

업계 관계자는 "괴리율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10원짜리 상품이 80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게 100원까지 오를 것 같다며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괴리율이 일정 수준을 넘는 상품은 증권사에서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변동이 심하다는 의미인데, 개인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간담회에서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투자 판단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동훈

양동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