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가시권…최대 걸림돌은 역시 '탄핵의 강'

남궁소정 / 2020-02-10 15:26:09
친박 "보수재건 3원칙 받자" vs "조건 따질 때 아냐"
'도로친박당'·'도로친이당' 벗어날 공정한 공천 주목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과의 신설합당 추진을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야권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신설합당까지는 장애물이 적지 않다.

특히 유 의원이 요구한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한국당 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반감은 상당하다. 불쏘시개만 있으면 갈등의 불씨가 언제든지 타오를 분위기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2020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오른쪽)이 2019년 11월 26일 청와대 사랑채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단식중인 황 대표를 만난 뒤 돌아가고 있다.[문재원·정병혁 기자]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며 "보수재건 3원칙만 지켜달라"고 했다. 보수재건 3원칙은 유 의원이 작년 10월 주창한 것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게 그 내용이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유 의원의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보수재건 3원칙'과 관련해선 여전히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번 총선 선봉에 유 의원이 합류함으로써 우리는 큰 장수를 얻었다"며 "중도 개혁까지 외연을 확장하려면 3원칙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반면, '강성 친박'인 김진태 의원은 유 의원의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개혁보수 개혁보수 그러는데 보수우파는 원래 그런 거다. 따로 수식이 필요 없다"고 했다.

전날 유 의원이 통합하는 보수정당이 '개혁보수'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데 대해 엇박자를 낸 것이다. 김 의원은 "조건 없이 반(反)문재인 원칙에 따라 모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강성 친박' 박대출 의원은 "보수가 대통합되야 한다는 큰 원칙에는 동의한다"라면서도 "3원칙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니까 그건 각자에 맡기고 지금은 대통합으로 가야한다. 이런저런 조건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박계 초선 의원인 민경욱 의원은 "합당을 해야 한다. 우파 통합이 총선 승리의 필요조건이다"라고 했다.

다만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애매모호한 말을 하는데, 탄핵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얘기냐"라며 "통합의 큰 원칙이 정해졌으면 통합의 정신을 살려 하나가 돼 총선을 치르는 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1월 13일 국회에서 혁통위 및 정계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달리 새보수당 지도부는 유 의원의 '신설합당' 제안에 지지 의사를 표하며 "혁신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이제 새 집다운 새 집을 지어야 한다. 무늬만 통합, 말로만 혁신한다면 국민은 우리 보수를 외면할 것"이라며 지도부 쇄신과 혁신 공천을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새 집이라 해놓고 똑같은 사람들로 채워지는 것은 무늬만 통합이다"라면서 "혁신 공천을 해야 한다. 통합신당도 혁신하지 못하는 사람,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을 내세워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통합 제안이 되레 한국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친박계 의원들이 용퇴로 같이 희생할지 보수통합을 등지고 우리공화당 등에 합류할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의원이 요구한 '개혁보수의 길'을 신설합당이 실현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신설합당의 공천이 친이(친이명박)·친박계의 '잇속 차리기'로 변질해선 안 되며, 야권의 '고인 물'을 쳐내는 개혁공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유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설합당이 '도로친박당' 또는 '도로친이당'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따라서 향후 통준위 등에서의 통합신당의 공천 논의가 통합 성패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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