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봉주 예비후보 적격 여부' 보류하는 이유는

장기현 / 2020-02-07 11:33:26
내부입장 정리 안돼…"무죄 선고" vs "여론 고려" 팽팽
공관위, 9일 전체회의서 최종 결정…"정무적 판단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미투'(Me Too) 논란으로 명예훼손 재판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의 4·15 총선 예비후보 적격 여부 판정을 미뤘다.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점과 성추행 사건 연루에 대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민주당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일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예비후보 자격 심사를 미뤘다. 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정 의원. [뉴시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6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전체회의 직후 정 전 의원 적격 여부 판정과 관련해 "오늘 최종적으로 결론을 못 내렸고, 오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 전 의원) 관련 재판 판결문을 보면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를 명확히 해놓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과거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본인이 처음에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적 인식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쪽으로 형성된 것 아니냐"면서 "'법리적 판단 만으로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의 1심 무죄 결과를 바탕으로 '적격'으로 판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실상 의혹을 인정한 것처럼 됐으니 국민 정서를 고려해 '부적격'으로 판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 정 전 의원이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공관위에 후보 신청을 했기 때문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발족 전에 당 차원의 검증위에 검증을 신청해 통과한 후, 공관위로 넘어오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심사과정에서 불이익 방침이 있고,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을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있어 '총선 악재'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데이트 성폭력' 논란으로 탈당한 영입인재 원종건 씨로 인해 성추문으로 인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아울러 성추행 의혹이 있는 민병두 의원과 사생활 문제에 휘말린 이훈 의원도 공관위 검증소위의 정밀심사 대상에 올렸다. 이처럼 성추문 관련 의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좋지 않은 여론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준비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성추행 의혹 보도는 허위'라며 제기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민주당에 복당해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기현

장기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