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뚜벅뚜벅 가겠다"…鄭 "통보받은 일 없다"
이인영 "당 지도부,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투기 논란을 빚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성추행 의혹으로 '미투(Me Too)' 폭로를 당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변인과 정 전 의원이 사실상 당의 권고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 입장에서는 강제로 당원의 출마를 막을 방법이 없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간사위원인 진성준 전 의원은 29일 김 전 대변인의 총선 예비후보 적격 여부를 결론 짓지 못하고 '계속심사'하기로 한 전날 결정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보다 조금이라도 의혹이 남아서 나중에 문제가 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 전 의원은 "검증위 활동시한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간 내에 충실하게 확인해서 적격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다음주 마지막 회의에서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조사 결과를 받아봐야 결론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전 의원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계속심사하기로 한 데 대해 "본인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더구나 검찰에 의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출마 배경에 모종의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전날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계속심사' 결정을 발표하면서 "검증위 산하 현장조사소위가 추가 조사해 다음 회의에 보고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증위가 김 전 대변인과 송 전 부시장의 후보 적격 여부 판정을 유보해, 본인의 불출마 결단을 위한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당 지도부는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앞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진 불출마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민 여론이 좋지 못하거나 당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되는 인물들을 사전에 차단해 총선 역풍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날 고위전략회의 후 '김 전 대변인, 정 전 의원의 결단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요청이 됐을 것"이라고 답해, 당 차원의 우회적인 불출마 권고를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세습공천' 논란을 빚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 낸 것을 계기로, 민주당은 총선 역풍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후보군에 대한 정리 작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 전 대변인과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출마 의사를 확고히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힘겹고 고달픈 시간이 연장됐다. 군산 시민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도 "도대체 민주당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음주운전 등 각종 전과가 여럿 있는 사람은 적격 판정을 받고 아무런 전과도 없는 김 전 대변인은 불출마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당의 불출마 권고에 반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검증위의 결론은 다음달 3일 나올 예정이다. 검증위에서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적격 판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지만,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하더라도 정무적 판단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하게 된다.
정 전 의원 역시 "당 지도부로부터 불출마를 통보받은 일이 전혀 없다"면서 "통보할 의사가 있더라도 개인의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 전 의원이 자진 사퇴를 거부할 경우 공관위 심사 과정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 전 의원은 검증 신청도 안 했다"면서 "후보 등록은 마음대로 하지만, 최종 공천이 되려면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가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상식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김 전 대변인과 정 전 의원이 총선 출마 의지를 꺾지 않는 한, 민주당의 총선 인사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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