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흘째 필리버스터…"성탄절에 송구" vs "문희상, 역적 동탁"

김광호 / 2019-12-25 10:56:49
한국 "문의장, 민주주의 파괴하고 靑 출장소의 소장돼"
민주 "'선거법 개정안 처리·검찰개혁 완수'가 국민 주문"
필리버스터, 25일 자정 임시회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
국회는 성탄절인 25일에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두고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계속하고 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크리스마스 새벽 시계가 3시를 넘기고 30분에 근접한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부수법안과 공수처법,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밤 9시 50분께 시작된 필리버스터에는 법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뿐 아니라 찬성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나서 사흘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열 번째로 나선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2시간 넘게 선거법에 대한 찬성 토론을 하는 중이다.

홍 의원은 본회의에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의 처리 필요성은 물론, 공수처법 도입 등 검찰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하며 각종 현안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아홉 번째로 나선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5시간 50분가량 발언을 이어가, 이번 임시회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이었던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의 4시간 55분을 넘어섰다.

박 의원은 "문희상 의장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붙이기가 민망하게 됐다"며 "신의 있고 합리적 성품으로 삼국지의 장비라는 별명이 있었지만, 역적 동탁이 됐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청와대 출장소의 소장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에 앞서 '찬성 토론' 주자로 나선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성탄절을 맞아 정치권이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이런 모습으로 인사드리게 돼 집권여당 의원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고,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국민 주문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토론을 시작한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사진행에 대한 비난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은 "이러시자고 30년 세월을 정치했나. 패스트트랙 과정마다 법은 뭉개졌고, 그 중심에 의장이 있었다"며 "정치인생을 반추하라"고 쏘아붙였다.

다음 순서로 단상에 오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토론을 시작하면서 "6411초, 1시간 46분 51초 동안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6411'은 고(故) 노회찬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당 대표 선거 당시 수락연설에서 언급한 '6411번 버스'를 의미하는 숫자로, 이 의원은 당시 연설문을 읽으며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사태의 첫 번째 책임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며 장외투쟁을 비판했고,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민주당, 의장 탓하지 말고 황교안 대표에게 가서 얘기하라"고 맞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부수법안과 공수처법,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본회의장 안에는 10명 안팎의 여야 의원들이 번갈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단상에서 발언하는 의원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임시회 회기가 끝나는 25일 밤 12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26일 새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이다.

필리버스터를 걸었던 안건은 새로운 회기의 본회의에서 자동 표결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 등 4+1 협의체는 이르면 2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할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또다른 패스스트랙 법안인 공수처 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며, 한국당은 다시 필리버스터로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국회의 대치 상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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