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필리버스터 종료 후 다음 회기서 자동 표결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합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전격 상정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유일하게 남은 전략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번 선거법·공수처법 합의가 '정치적 야합'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당 또한 2~3일 단위로 '쪼개기 국회'를 반복 소집하는 것으로 맞서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무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23일 오후 7시57분께 개의를 선언했다. 이날 '4+1 협의체'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본회의 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한국당은 오후 6시50분께 미리 예산부수법안에 무더기 수정안을 제출하고 회기결정 안건과 패스트트랙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른바 본회의 지연 전술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문 의장은 본회의에서 한국당이 신청한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민주당 등 4+1 협의체는 12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까지로 정하는 회기결정의 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문 의장은 오후 9시41분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선거법은 33개 상정 안건 중 27번째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으나 내년도 예산 부수법안 두 건을 처리한 뒤 돌연 순서를 바꾼 것이다.
한국당은 곧 바로 격렬히 항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석으로 뛰어가 "역사의 죄인", "날강도", "아빠공천" 이라고 외치며 맞섰지만 결국 필리버스터 태세로 전환했다.
2016년 2월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사용한 지 3년 10개월 만이자,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입법될 때 필리버스터가 다시 도입된 후 두 번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장기 집권을 위한 반민주 악법을 결사 저지하겠다"며 회기 마지막 날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첫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건 주호영 의원이었다. 9시48분께 단상에 오른 주 의원은 "(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 때 그랬듯이 검찰이 대통령을 수사할 것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에 공수처를 만들려고 한다"며 선거법·검찰개혁 관련 법안 추진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맞불' 토론으로 맞섰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주 의원 다음으로 찬성토론을 위한 발언을 신청한 것이다. 이후 한국당 권성동 의원, 민주당 최인호 의원 순으로 토론 신청이 이어졌다.
토론 신청이 이어진 가운데, 날짜가 바뀐 24일 새벽까지 주호영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며 발언을 시작했던 주 의원은 북핵 안보 문제, 외교,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언급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로 규정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도 꺼내들면서 전방위로 비판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필리버스터가 25일 종결되고 26일 임시회가 다시 소집되면 한국당으로선 선거법 표결을 저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종료되면 다음 회기에선 즉각 표결에 부쳐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를 25일까지 열고, 26일부터 새 임시국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첫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 표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상정 시도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또 한 번 여야가 격돌할 전망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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