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탈북민 송환 은폐 논란에 "고의 은폐 아니고 보고할 형편이 안돼"
정보위 관계자, 탈북민 北送 "국정원, 힘쓰지 못하고 청와대가 주도한 듯"
국내에 입국한 범죄혐의가 있는 탈북민을 사법관할권을 행사하지 않고 곧바로 북한으로 강제송환한 것이 맞는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입국한 탈북자 중 위장 귀순자는 178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위장 귀순자의 신분 조사에서는 '재북 화교'(57명)의 비율(32%)이 가장 높았다.
〈UPI뉴스〉가 복수의 정보위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4일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국내 입국 탈북자 중 위장 귀순자 적발 내역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국정원은 '국내 입국 탈북자 중 위장 귀순자 적발 내역'에서 연도별로 △2009년 27명 △2010년 31명 △2011년 28명 △2012년 18명 △2013년 18명 △2014년 23명 △2015년 9명 △2016년 6명 △2017년 8명 △2018년 7명 △2019년 9월 3명 등 178명이라고 보고했다.
지난 10년 동안 적발된 위장 귀순자는 2010년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위장 귀순자 178명을 신분별로 보면 △재북 화교 57명 △조선족 중국 동포(유아 포함) 46명 △한족(유아 포함) 38명 △조교(朝僑) 23명 △직파간첩 14명 등으로 재북 화교의 비율(32%)이 가장 높았다.
국정원은 최근 5년간 탈북자 범죄 발행 현황을 묻는 질의에는 "관계 부처인 통일부와 법무부 소관사항이어서 국정원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국정원이 2015년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잠입·탈출)으로 검거한 탈북민은 3명이다"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국정원의 답변은 7일 정부가 동해 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배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NLL(북방한계선)을 월선한 북한 주민 2명을 강제송환한 사실이 불거지기 직전에 이뤄졌다.
정부가 탈북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추방한 사실은 7일 당시 공동경비구역(JSA)의 한 대대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한 매체가 포착해 공개함으로써 처음 알려졌다.
그러자 통일부는 7일 오후 긴급브리핑에서 △지난 2일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월선한 북한 주민 2명을 나포해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남성인 이들이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돼, △5일 북측에 추방 의사를 전달하고 △6일 북측의 인수 의사를 확인해 7일 판문점을 통해 추방했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이후 국정원의 추가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의 한 관계자는 8일 이와 관련 "국정원은 '국감 당시에 (탈북 사실을) 고의로 은폐한 것은 아니고 당시는 합동신문 중이어서 보고할 형편이 안되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북한 주민 2명의 추방 사실이 알려지게 된 계기인 김유근 1차장의 휴대폰에 뜬 '문자 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으면 정부가 불문에 부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또 '문자 메시지'에는 강제송환을 둘러싸고 정부 합동신문 당국인 국정원과 통일부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추가 보고 당시 "송환 문제에 국정원과 통일부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낸) 대대장이 상황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선의 현역 중령이 지휘 계통을 거치지 않고 청와대 수뇌부에 직보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 많다. 국방부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경우 국정원이 힘을 쓰지 못하고 청와대가 주도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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