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최종본 진위 놓고 하태경-군인권센터 공방

김이현 / 2019-11-05 21:39:46
하태경 "청와대가 발표한 최종본은 가짜…항목에서 차이 존재"
군인권센터 "하태경이 확보한 '계엄 문건 최종본'은 조작된 것"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계엄령 문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최종본 진위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청와대가 공개한 계엄령 문건은 '가짜'라고 지적하자, 군인권센터는 오히려 하 의원의 문건이 '가짜'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후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논란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하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7월 청와대가 가짜 최종본으로 국민을 우롱한 결정적 증거자료를 입수했다. 진짜 최종본 계엄 문건 목차"라며 자신이 입수한 '계엄 문건 최종본'을 공개했다.

하 의원이 입수한 계엄령 문건 최종본에는 국민 기본권 제한 요소 검토, 국회에 의한 계엄해제 시도 시 조치사항, 사태별 대응 개념, 단계별 조치사항 등 9개 항목이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었다고 공개한 계엄 문건에 총 21개 항목이 있던 것과 대비된다.

▲ 하태경 의원실 제공.

하 의원은 "최종본에 남아 있는 12개 항목은 공식적으로 계엄 업무를 담당하는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문서들의 기조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해당 문서는 실제 계엄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기무사가 평시에 작성하는 계엄 문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동수사단이 군 관계자 204명을 조사하고 90곳 넘게 압수수색을 했지만, 단 하나의 쿠데타 실행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청와대가 계엄령 최종본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가짜 최종본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반면 군인권센터는 하 의원이 이날 발표한 계엄령 문건이 오히려 '가짜'라고 주장했다.

▲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계엄령 관련 문건' 추가 제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하 의원이 최종본이라고 주장하는 문서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령 문건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2017년 3월 3일자에 작성돼 얼핏 장관 보고용 문건으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으나 최종 수정 일자가 같은 해 5월 10일인 문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건은 최종본이 아니고 19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에 관련자들이 서둘러 문건을 '훈련 2급비밀'로 둔갑시키고자 세탁한 문서"라면서 "이 과정에서 제목이 수정됐고 우리 군 작전 계획에 위배되고 실제 실행계획으로 간주될 만한 내용을 기무사가 고의로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무사가 정부와 국민을 속이기 위해 2017년 5월 10일자로 위·변조한 문건을 하 의원이 최종본이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임 소장은 계엄령 사건 관련 불기소 처분서를 언급하면서 "검찰은 8쪽 분량의 '현시국 관련 대비계획'과 67쪽 분량의 '대비계획 세부자료'가 최종본이라고 밝히고 있다"면서 "노만석 계엄령 문건 합동수사단장이나 하 의원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에 최종본 공개를 촉구했다.

그러자 하 의원도 재반박에 나섰다. 하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군인권센터는 제가 확보한 문서에 대해 진짜 최종본이 아니라 사후에 고쳐졌다고 반박하면서도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점은 본 의원실도 군인권센터도 청와대 버전이 진짜 최종본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공개한 문건이 진짜 최종본인지 아닌지 청와대가 침묵을 깨고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을 향해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가짜뉴스를 계속 주장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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