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강남 손주들, 1조7천억원 '격세증여'로 35.7% 차지

김당 / 2019-10-29 17:05:56
[강남공화국] 유치원생 건물주, 돌배기 주식배당 비결은 '세대생략 증여'
총인구 3.2% 강남3구, 유가증권·금융자산·건물·토지 순 조부모 재산 상속
김두관 의원 "소득 불평등 심화되고 세대생략 증여 통해 부의 대물림"

이른바 '조국 사태'는 조국 교수로 상징된 '강남좌파' 역시 앞으론 공정과 합법을 강조하면서 뒤로는 '강남우파'처럼 불공정과 편법을 동원한 것에 대한 분노와 좌절 때문이었다. 강남우파가 금수저라면 강남좌파는 은수저라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계층이동 사다리'를 걷어차기는 흙수저나 무수저 청년들에게 매한가지인 것이다.

결국 본질은 '좌우'가 아니라 '강남'인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2019년 9월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인구는 5184만9253명이다. 서울특별시 인구는 974만398명(전국 대비 18.8%)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에 비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인구는 165만2544명으로 서초·송파구는 줄었지만, 강남구의 주민등록인구 증가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남3구의 인구는 서울 대비 18.8%, 전국 대비 3.2% 수준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 여러 의원들이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강남3구 편중 및 부의 대물림 현상을 지적했다. 이에 본지는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정부 각 부처에서 제출받은 소득과 세금, 부동산과 교육 및 범죄 통계자료를 취합해 '강남공화국'의 실태를 7회에 걸쳐 데이터뉴스로 분석해 본다.

 
생물학에서 한 생물의 계통에서 우연 또는 교잡 후에 선조와 같은 형질이 나타나는 현상을 격세유전(隔世遺傳)이라고 한다.

현실 정치에서는 존경받는 정치인의 후계자들이 흔히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 경제에서 후손들은 선대로부터 부채를 뺀 재산만 승계받기를 원한다.

그런 수요에 부응해 조부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손자손녀에게 직접 물려주는 격세증여가 바로 '세대생략 증여'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세대생략 증여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자식 대신 손자손녀에게 증여하는 세대생략 증여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그중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에게 직접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생략 증여의 경우, 증여세 30%를 가산해야 함에도 부모를 거쳐 손주로 증여할 때보다 한 단계가 생략되므로 그만큼 절세가 돼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최근 5년간 '세대생략 증여 현황'에 따르면, 5년간 총 증여가액은 4조8439억 원이었으며, 그중 총인구의 3.2%인 '강남3구'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5.7%인 1조7311억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5년간 총 증여가액에 대한 총 결정세액은 1조197억 원이었으며 강남3구 거주자의 결정세액은 4613억 원으로 45.2%를 차지했다. 강남3구 거주자의 증여가액 비중보다 결정세액 비중이 훨씬 더 높은 까닭은 그만큼 증여세의 누진율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5년간 총 증여가액 4조8439억 원을 증여자산의 종류별로 보면, △토지 1조6346억 원(33.7%) △금융자산 1조2822억 원(26.5%) △건물 9834억 원(20.3%) △유가증권 7335억 원(15.1%) △기타자산 1702억 원(3.5%) 순이었다.


그런데 강남3구의 5년간 총 증여가액 1조7311억 원을 증여자산의 종류별로 보면, △금융자산 5301억 원(30.6%) △토지 4713억 원(27.2%) △유가증권 3580억 원(20.7%) △건물 2927억 원(16.9%) △기타자산 790억 원(4.6%) 순이었다.

즉, 전국 거주자들과 비교해 강남3구 거주자들은 손주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상대적으로 토지·건물보다 금융자산과 유가증권을 물려주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증여자산 종류별로 전국 대비 강남3구 비중을 보면, △유가증권 46.3% △금융자산 41.3% △건물 29.8% △토지 28.8% 순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 때면 드러나는, 유치원생이 건물주가 되고, 심지어 돌배기 손녀가 주식 배당소득으로 몇 억원씩 받아가는 '초현실적 현실'은 바로 세대생략 증여로 가능한 것이다.
 

▲ 최근 5년간 세대생략 증여 현황(단위: 억원, %)


이와 관련 김두관 의원은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부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대생략 증여를 통해 부의 대물림 되고 있다"며 "건물이나 주식에 대한 증여는 재산증식뿐만 아니라 실제 수익의 귀속이 부모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은 만큼 세대생략 증여에 대해 증여세 인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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