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개 구충제 항암 효과 사실무근"…'사용 중지' 권고

이민재 / 2019-10-29 14:45:01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없어"
"오히려 간 종양 촉진한다는 동물실험 결과"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29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복용을 자제해 달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지난달에도 식약처는 펜벤다졸을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 식약처가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사진은 식약처 전경 [뉴시스]


식약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펜벤다졸'과 관련하여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펜벤다졸'은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없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한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 상반된 보고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40년 동안 사용되어 안전한 약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40년 이상 사용된 대상은 동물(개)이며, 사람에게는 처방해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

'체내 흡수율이 20% 정도로 낮아서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며, 이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해 나온 결과다.

아울러 펜벤다졸과 비슷한 원리로 사람에 항암 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진 제품으로는 '빈크리스틴' '빈블라스틴' '비노렐빈'이 있다. 유사한 작용을 해 허가된 의약품 성분으로는 '파클리탁셀' '도세탁셀'이 있다.

식약처는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을 수 있어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약효가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구충제를 복용할 경우 항암제와 구충제 간의 상호작용으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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