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사건' 윤 씨, 12시간 참고인 조사…"재심 청구하겠다"

김광호 / 2019-10-27 14:32:54
윤 씨 "잃어버린 인생 누가 보상하나…돈 문제 아닌 명예 중요"
"이춘재 자백 고마워…과거 경찰 조사 때 구타, 고문 당해"
박준영 변호사 "조만간 재심 청구하면 이춘재 법정 서게 될 것"
이춘재가 자백을 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모(52) 씨가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윤 씨는 경찰 조사 뒤 돈보다 명예가 중요하다며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윤모(52) 씨가 지난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20년간 복역한 윤모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고 27일 새벽 1시쯤 귀가했다.

윤 씨가 처벌받은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윤 씨는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서 아는 대로 얘기했다"라며 "나는 범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살았다"라고 말했다.

재심을 통한 보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잃어버린 인생을 누가 어떻게 보상하겠나"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고 명예가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윤 씨는 전날 조사 전에는 "이춘재가 지금이라도 자백을 해줘서 고맙다"며 "그가 자백을 안 했으면 이런 일(30년 만의 재조사)도 없을 것이고 내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몇차례 구타당했고 고문은 3일 동안 당했으며 그러는 동안 잠은 못 잤다"고 주장했다.


윤 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경찰은 앞서 이춘재가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 뒤, 윤 씨와 1차례 면접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1차례 조사했다.

윤 씨는 30년 전 2심 재판부터 줄곧 강압 수사 때문에 하지 않은 일을 자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심 준비에 필요한 수사 기록 일부를 경찰에서 받은 윤 씨 측은 과거 체포 과정 등이 담긴 기록의 추가 공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윤 씨의 변호인으로 함께 나온 박준영 변호사는 "현재 화성사건 전반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데 8차 사건만 빨리 마무리해달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경찰 수사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서 어느 시점에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이춘재는 법정에 설 수 밖에 없고 자신의 범행을 구체적으로 털어놓는 시간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특히 "얼마전 경찰에서 제공받은 당시 윤 씨 수사자료를 살펴보고 오늘 조사를 받아보니 과거 윤 씨가 쓴 자필진술서를 비롯해 진술을 사실상 왜곡한 정황이 보이는 등 누가 봐도 황당한 부분이 있다"며 "반면 이춘재의 자백은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범인은 100% 이춘재"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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