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변호인 "당시 상황 고려하지 않은 결과"
최초 치료의사 "자해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의 오른쪽 손날에 난 상처가 공격흔일 가능성이 높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은 고유정이 범행 당시 다친 신체 부위에 대해 신청한 증거보전절차에 참여한 법의학자와 최초 치료의사의 증언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고유정의 오른쪽 손날 부위에 난 세 개의 평행한 절창(칼이나 유리 조각 따위의 예리한 날에 베인 상처)이 공격흔인지 방어흔인지가 주요 쟁점이 됐다.
고유정의 상처를 감정한 강현욱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법의학과 교수는 "상처의 모양으로 볼 때 찌르거나 베는 행위에 의해 나온 상처가 아닌 칼날 부위로 긁어서 생긴 상처라 할 수 있다"며 "특히 피고인의 오른손 손날에 평행하게 난 3개의 상처의 경우 방어흔이라기보다는 공격흔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격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상처가 변형이 되거나 방향이나 상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반면 스스로 자발성 자창을 야기하는 경우에는 피하려는 의도가 없어서 방향이 일정하게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고유정이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에서 같은 부위를 짧은 순간 연속해서 찌를 때 손에 평행한 짧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유정의 변호인은 강 법의학자의 감정이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방에 어린 자녀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가해자의 의도가 실제 중상을 입히기 위한 것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면 고유정의 상처의 정도가 달리 판단될 수 있냐"면서 "피고인의 상처가 왜 발생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있냐"고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에 강 법의학자는 찌를 때와 뺏을 때 힘의 강도 방향 등이 일치한다면 공격흔 가능성이 높지만, 방어흔 가능성도 있다며 기존 자신의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지난 5월 27일과 28일 고유정의 오른손 상처를 치료한 정형외과 의사는 "상처가 깊지 않아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면서도 "큰 외력에 의해 발생한 상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유정이 범행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 상처를 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일인 11월 4일 추가 증거조사를 실시한 후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주마다 공판이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12월 초에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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