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인터뷰' 논란에 KBS 조사위 구성…"정권 눈치보기" 내부 반발

김광호 / 2019-10-10 15:50:42
KBS 기자들 "현장기자 보호는커녕 유시민 말만 듣고 조사위 구성"
"검찰에 취재 기본인 크로스체크 했을 뿐"…긴급 기자협회 개최
유시민, 인터뷰 짜깁기 논란에 전문 공개···"KBS도 공개하라"

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 인터뷰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자 KBS 기자들이 '정권 눈치보기'라며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KBS '뉴스9' 방송화면 캡처


앞서 지난달 10일 KBS와 인터뷰한 김씨는 지난 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KBS 인터뷰 사실을 공개했고, 유 이사장은 김씨의 KBS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의 발언과 관련해 유시민 이사장은 "공영방송 법조팀장이 이 중요한 검찰 증인을 인터뷰해놓고 기사는 안 내보고 그 내용을 검찰에 실시간 흘리는 게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싶다"며 KBS를 강하게 비판했다.

'알릴레오' 방송 이후 논란이 커지자 KBS는 8일 인터뷰 내용을 반박하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BS는 하루 만인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최근 의혹이 제기된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KBS는 이어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취재 및 보도를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두 달간 조 장관 의혹에 대해 취재해온 법조팀 기자들을 사실상 조 장관 관련 보도에서 배제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자 KBS의 해당 인터뷰를 보도한 팀을 비롯해 일선 기자들은 회사가 현장 기자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유 이사장의 말만 듣고 현장과 상의도 없이 조사위를 구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성재호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김 차장 인터뷰 전문을 올리며 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성재호 부장은 KBS 취재진이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유출했다는 주장에 대해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장관 부인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며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KBS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유시민 이사장에 대해 성 부장은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하는 저널리즘이라도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유 이사장에게는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태흠 법조반장도 "김 차장에게 인터뷰 당시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방송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또 김 차장이 당시 피의자이고, 크로스체크는 취재의 기본이라 배웠기에 검찰에 두 가지를 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기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했느냐"며 "유 이사장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인데, 회사는 왜 민·형사상 조치를 망설이며 오히려 그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KBS는 본부장급 면담 등으로 소란한 가운데, 이날 오후 긴급 기자협회를 열고 '유시민 사태 및 경영진 입장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캡처


한편 같은날 노무현재단은 김경록 씨와 유시민 이사장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재단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재단은 "'짜깁기 편집', '악마의 편집'등 많은 말이 떠돌고,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알릴레오' 제작진은 사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시민 여러분께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 역시 자신의 취재 내용에 왜곡이 없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KBS 법조팀과 김 씨의 한 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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