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횡설수설 성경으로 번역하는 사례 잇따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실감케 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번역이다. 특히 지난 2016년 11월 구글이 내놓은 인공신경망 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 서비스는 번역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공신경망 번역’은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능력을 키워하는 ‘딥러닝’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이전의 번역이 주던 부자연스런 느낌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똑똑한 인공지능 번역조차 때로는 말도 안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전혀 의미가 통하지 않은 철자나 단어를 입력한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하라고 지시했을 때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예언하는 성경구절이 종종 나타나 “번역기 안에 악마가 있는게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돌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23일 ‘구글 인공지능, 횡설수설을 으스스한 종교예언으로 번역해내다’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특정 언어 입력난에 의미없는 영문철자나 단어를 입력한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성경 구절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 구글 번역 사용자는 하와이어 입력난에 개(dog)라는 단어를 20번 입력한 뒤 이를 영어로 옮겼더니 “지구종말 시계가 자정 3분전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종말과 예수의 재림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나타났다며, 이같은 결과를 캡쳐해 소설서비스 계정에 공개했다.
또 다른 구글 번역 이용자는 아일랜드어 입력란에 'ag'라는 철자를 10번, 21번, 25번 입력할 때마다 각각 다른 성경문구가 영문번역란에 나타났다며, 역시 결과를 캡처해 공개했다.
이를 두고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구글번역기가 특정세력의 암호교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음모론’에서부터 인공지능 안에 악마가 들어있다는 ‘종말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추측과 해석이 나돌았다. 말을 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번역게이트’(TranslateGate)라는 신조어를 창안해내기도 했다.
인공신경망 번역의 맹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는 “Why are the translations so weird"(왜 이렇게 번역이 이상하지?) 라는 문장의 띄어쓰기를 왜곡해 “W hy ar e th e transla tions so wei rd) 로 변형한 뒤 이를 소말리아어 입력란에 넣었을 때 나타났다. 이 문장의 영문번역은 “더 잘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였다.
한편 구글 관계자는 화제가 되고 있는 번역 오류에 대해 "인공지능은 무의미한 단어나 문장에서 의미를 찾아내려는 시도를 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의미없는 철자나 문장이 가끔 성경으로 번역되는 것은 초창기 인공지능이 세계인에게 익숙한 성경을 텍스트로 삼아 학습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