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승계작업 인정' 대법원 판결 한달 만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계열사를 비롯해 국민연금공단, KCC 등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했다.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한 지 한 달 만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물산 본사와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자산운용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CC 본사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삼성물산 등에 보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더해 삼성바이오의 상장 때 대표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도 압수수색해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됐다. 당시 삼성바이오는 이 부회장 지분(23.2%)이 많은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됐고, 이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통해 고의로 가치를 부풀린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한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확인됐다.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이 부회장과 합병 안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삼성물산 1대 주주(지분율 11.6%)로서 합병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연금공단 덕분에,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KCC는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맞서 삼성 그룹 측 손을 들어준 역할을 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KCC에 자사주 전량을 매각하면서 "원활한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한 우호지분 확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 부회장은 자신의 지배력을 늘리기 위해 삼성생명 등 다른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분식회계 수사 과정에서 보고서를 작성한 회계사들로부터 삼성 쪽 요구에 따라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이는 등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과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를 이 부회장의 부적절한 경영 승계 의혹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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