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벼랑 끝 제조업, 한시가 급한 '새 정부'

박철응 기자 / 2025-03-13 16:21:38
기간 산업 위기에 울산, 포항 등 아우성
반도체, 자동차 등 '관세 전쟁' 무방비
"경제는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다"고 했던 尹
새 정부 강한 의지와 국민 지지로 위기 대응 절실

역사는 변곡점이 있으므로 각 때마다 다른 무게를 갖는다. 정치는 물론 산업적으로도 지금은 일촉즉발의 엄중한 시기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위협적인데 미국의 관세 태풍까지 덮쳤다. 지역 경제가 살얼음판에 놓이면서 전국 각지의 아우성이 들끓고 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의 정부는 미약하게만 보인다. 조속히 사태를 매듭 짓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다. 

 

▲ 여수국가산업단지 [뉴시스]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불황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는 심화될 것이고 결국 산업계 전반으로 잠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달 충청남도의회가 여수, 울산과 함께 3대 석유화학 단지로 꼽히는 서산시 대산단지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건의문 중 일부다. 

 

철강과 함께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적자 규모는 9000억 원에 이르고 LG화학 석유화학 부문도 136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중국이 내수 침체로 과잉 생산된 제품을 해외에 저가로 밀어내면서 한국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기업뿐 아니라 주요 생산 지역의 기반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세수 총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에 21% 증가했지만, 서산 지역은 오히려 같은 기간 28% 줄어들었다. 2023년 전국 폐업자 수가 13.7% 증가했는데, 충남 지역은 이보다 높은 14.5%를 보였다. 석유화학 불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 제조업을 떠받쳐온 울산, 포항, 광양, 여수, 당진 등 대표적 생산 도시들도 유사한 고통을 호소하며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선포를 제안한 바 있다. 

 

기간 산업의 지축이 흔들리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가 대표 업종들도 글로벌 관세 전쟁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적 관세는 물론이고 대(對)중국 압박으로 인한 피해도 가늠키 어려울 정도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품목 중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반도체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지난 6일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전례없는 위기"라고 했다. 

 

정부는 피해 업종 지원과 함께 대미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와 만나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당신은 카드가 없다"며 "매우 무례하다"고 고성을 질러댔다. 정상 간 대화에서 볼 수 없는 비현실적 상황이 펼쳐졌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행 대통령'을 상대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예측하기 어렵고 상대를 위협하며 성과를 끌어내려는 '위험한 협상가'다. 자국 이익을 지키려는 태도를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재가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 대선 후보 시절 "경제라는 건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난망이다. 지난해 말 내놓은 석유화학 대책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사업 재편을 해달라는 주문에 불과했다. 각 회사별로 첨예한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사실상 방기한 셈이다. 

 

새로운 정부가 강한 의지와 국민적 지지 속에서 위기를 돌파해가야 한다. 과도기가 길수록 고통은 가중되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전시나 사변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경찰과 군인들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 복잡한 법적 쟁점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분명한 사실들이다. 

그리고 TV를 통해 지켜본 전국민이 증인이다. 최소한의 이성과 상식이 있다면 너무나 쉬운 판단이다. '시대의 현자'들의 조속하고 확실한 판결을 기다린다. 만에하나 이 기대와 어긋난다면? 생각하기 싫지만, 재앙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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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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