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려는 사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집권을 오는 20일 시작한다. 트럼프 1기 때 파격적인 미국의 외교안보 및 경제 정책에 당황했던 각국 정부는 일단 방어에 중점을 둔 대비책을 세우고 잔뜩 긴장한 채 트럼프 2.0의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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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회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만난 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존 바라소 공화당 상원 의원(와이오밍주), 오른쪽은 셸리 무어 카피토 공화당 상원 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 [뉴시스=AP 사진] |
대통령의 재선 이상 집권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 헌법상 마지막 임기에 들어갈 트럼프는 4년간 무엇을 남기고 싶어 할까. 트럼프 부동산 월드를 건설한 그가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원할 것 같진 않다. 사실 8년 전 처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돈을 벌만큼 번 재벌이 더 큰 목표에 도전한다는 인상이 짙었다. 우리나라에서 1991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대통령에 도전했던 배경과 비슷하다고 할까.
정 회장은 실패했지만 트럼프는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당선돼 생소한 '실리(實利)의 미국'을 선보였다. 그리고 수사와 재판으로 얼룩진 4년 간 야인 생활 끝에 곧 복귀한다. 합계 8년의 대통령 임기를 통해 그가 이루고 싶은 공식적인 꿈은 MAGA일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케네디 가문처럼 연속 고위 공직자를 배출하는 위대한 가문의 건설일 것이다. 트럼프의 20살 막내아들 배런은 이미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플로리다주 대의원으로 정계에 데뷔했다.
전세계는 '트럼피즘 시즌 2'에 "너 해고야(You're Fired)" 통보를 듣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잠재적 영토 분쟁에 노출된 캐나다, 덴마크 외에 중국도,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처지가 좀 다르다. 일본은 트럼프와 인공지능(AI) 바람에 올라타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돌아온 트럼프가 불러올 외교안보 및 경제 태풍에 정면으로 노출돼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주한미군 방위비와 대북 외교다. 동맹을 지키는데 드는 비용도 청구하겠다는 트럼프의 비즈니스 협상술에 대비해 논리적, 재정적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집권 1기의 하노이 회동처럼 북한을 직접 맞상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발목을 잡혀있는데다 김정은도 고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는 경제위기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우려했듯 제2의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퍼펙트 스톰이 올 수도 있다. 강한 미국에 걸맞은 강 달러와 대조적으로 원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수출과 내수에 짙은 그늘이 드리울지 모른다. 관세 장벽은 한국에 대미 무역 위험, 대중 무역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사정과 별개로 미국 경제의 장기 전망도 불안하다. 트럼프가 물려받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경기침체 속 인플레이션인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만약 트럼프의 즉흥적인 널뛰기 경제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수가 가라앉는다면 한국도 동반위기에 빠진다. 실물경기의 선행지수인 뉴욕 증시나 암호화폐 시세도 등락을 거듭하며 극도의 긴장상태로 관망세에 머물고 있다. 여차하면 팔자로 돌아설 비관론과 MAGA 장세를 기대하는 낙관론이 혼재돼 있다. 빅테크 거품 주장과 AI 신경제 선전이 호각지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칩거하던 용산 관저에서 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심문을 받기 시작했다. 묵비권이든 변론권이든 시간이 흐르면 검찰이나 특검의 기소를 거쳐 내란죄 형사재판이 진행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탄핵소추 피고의 출석 여부에 관계없이 심리를 거듭해 최장 180일 이내 결론을 내릴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여러 가지 셈법을 동원해 봐도 트럼프 2.0 출범 후 몇 달이 지나면 한국 역시 새 정부로 새 출발할 확률이높아 보인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수차례 전진후퇴의 교훈을 얻은 을사년 대한민국은 120년 전 치욕의 역사를 딛고 세계의 모범국가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돌아오는 트럼프 정부를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의 미래에 대해 복잡한 상념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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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성열 논설위원 |
● 노성열은
30여 년 경력의 경제부 기자로 산업계와 인공지능(AI) 분야를 주로 취재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 및 경제 5단체를 출입하면서 삼성, 현대, SK 등 대기업과 중소벤처업계 현장에서 발생하는 뉴스를 다루어왔다. 일본, 법제도, AI를 포함한 첨단 과학기술 등이 주 관심분야다. 언론계뿐 아니라 학계에도 진출해 지식재산권(IP) 인식 제고와 공학교육 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KAIST 공학석사,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일본지역학 석사, 고대 법대 및 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과 학사 △1991년 문화일보 입사 △북리뷰팀, 법조팀, 산업팀장, 전국(지방자치)부 부장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KIPJA) 회장(2024~)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외부협력 총장 보좌역(2024.6~) △영국 옥스퍼드대 VOX(Voice From Oxford) 한국지부 대표(2024~)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과 기술' 편집위원(2023~)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정간물 편집위원(2024~)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책자문위원(2020~2022)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미래전략위원회 미래정책분과 자문위원(2021~2023)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인공지능 활성화 방안 연구' 총괄위원(2023) △주요 저서: 뇌 우주 탐험(이음, 2022), 인공지능 시대 내 일의 내일(동아시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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