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은 해리스, 당선 가능성은 트럼프…독특한 미국 대통령 선거

김용철 기자 / 2024-10-31 15:06:22

11월 첫째 주 화요일인 5일, 미국 대선이 마지막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60세 검사 출신 인도계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Camela Harris)인가, 아니면 78세 부동산 사업자 출신 전직 대통령 트럼프(Donald Trump)인가? 

 

유색 인종 여성 후보 해리스가 미국의 여성 대통령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고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2020년 선거에 불복해 국회 의사당 난동을 주도한 혐의 등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인종 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것인가?

 

▲ 미국 공화, 민주 양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KPI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패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쇠락한 미국의 북동부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 3개주와 태양이 내리 쬐는 중남부 선벨트 4개주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대선은 각 주에서 일반 투표를 실시해 이기는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 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의 50개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으로, 이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270을 미국 대선의 매직 넘버로 부르는 이유이다.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위스콘신(WI), 미시간(MI), 펜실베이니아(PA)와 선벨트로 불리는 네바다(NV), 애리조나(AZ), 조지아(GA), 노스캐롤라이나(NC) 7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모두 93명으로 선거 때마다 결과가 바뀌는 이들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 누가 승리해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가 대선 결과를 좌지우지한다.

 

해리스와 트럼프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해리스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그 격차는1%p 내외로 오차 범위 안에 있다. 지난 7월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후보직을 물려 받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과 2020년 미국 선거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사상 처음 기소된 상태에서 대선을 치르는 후보의 지지율은 말 한마디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요동치고 있다. 

 

지지율과 달리 10월31일 현재 두 후보가 확보할 선거인단 수를 감안한 당선 가능성은 여론 조사 기관과 언론사 마다 조금 다르지만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50대 50으로 동률, 뉴욕타임스와 파이브써티에잇닷컴(fivethirstyeight.com)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1%로 조금 앞서는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 대선은 일반 투표에서의 득표율과 선거의 당락이 다를 수 있다. 선거 제도에서 비롯된 미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 미국 50개 주별 선거인단 수와 10월 30일 현재 판세[270towin.com]

 

538명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 확보하면 대통령 당선

 

오는 11월 5일 실시되는 미국의 선거에서는 임기 4년의 대통령과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의 3분의 1(34명), 임기 2년인 하원의원 전원이 선출된다. 상원의원은 주 전체 선거에서, 하원의원은 주당 배정된 하원 선거구에서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주 지사 등 각 주 단위의 선거도 병행된다.

 

상·하원 의원 선거와 달리 대통령 선거는 2단계로 이뤄진다.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이 1차로 대통령 후보에 투표를 해 최다 득표를 한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최다 득표를 한 후보의 정당이 투표 전에 예비로 선정해 놓은 그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이렇게 확정된 각 주의 선거인단은 그 주의 지정된 장소에 모여 대통령 후보에게 2차 투표를 해 선거 결과를 확정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통보하면 의회가 집계해 발표한다. 

 

전체 선거인단의 수는 50주에 2명씩 있는 상원의원 100명, 하원의원 435명에 1명씩 배정된 435명, 그리고 주가 아닌 특별 구역 워싱턴 DC에 배정된 3명 등 모두 538명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이번 미국 대선은 18세 이상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면 4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지역별로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한 후보자가 그 지역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그 외 2개 주 메인(Maine: 선거인단 4명)과 네브라스카(Nebraska: 선거인단 5명)에서는 선거인단 2명은 주의 최다 득표자에게 배정하고, 나머지(메인 2명, 네브라스카 3명) 선거인단은 하원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에게 배정한다. 이들 2개 주에서는 최다 득표한 대선 후보의 소속 정당과 최종 선정된 선거인단의 소속 정당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나 괌(Guam) 같은 주가 아닌 자치령에는 대통령 선거인단에 대한 투표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선거인단이 2차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들이 실시하는 1차 투표 결과 전국 득표율이 앞선다고 반드시 대선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11월 8일 실시된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전국적으로 286만 표나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는 74명이나 뒤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인구가 적으면서도 인구수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배정되는 미국 중부의 여러 주에서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데다, 대표적인 경합 주였던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을 근소한 표 차이로 대부분 이기면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갔기 때문이다.

 

200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앨 고어(Al Gore) 부통령이 공화당 조지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에게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당선되지 못했다.

 

각 주의 선거인단은 공직을 갖지 않은 정당 지지자 가운데 선출된다. 각 정당별로 사전에 선출된 선거인단은 그 당이 선출한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돼 있다. 공화당의 선거인단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민주당의 선거인단은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각 정당은 선거인단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선거인단 선출 시 소속 정당이 지명하는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선거인단이 자신이 속해 있는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른바 '믿음이 없는 선거인단'(Faithless Elector)이다. 하지만 그런 사례는 드물고 이런 믿음이 없는 선거인단에 의해 대통령의 당락이 결정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최소 3명에서 최대 55명(캘리포니아)까지 큰 차이가 난다. 50개 주에 상원의원 수와 같은 최소 2명이 배정되고, 그 주의 인구에 비례해 최소 1명 이상의 선거인단이 추가로 배정된다.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와 델라웨어, 몬테나, 노스다코다, 버몬트, 와이이오밍 등 6개 주는 선거인단이 3명에 불과하다.

 

선거인단 제도는 잘 알지 못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부작용을 막고 당파성을 완화하며, 인구가 적은 주도 대표성을 갖게 한다는 취지로 미국의 창업자들이 합의해 헌법에 명시한 제도다. 선거 결과가 박빙으로 나타나 재검표를 해야 하는 경우에 미국 전체 선거구의 투표 용지를 다시 검사하지 않고 해당 주의 표만 다시 검사하면 된다는 이점도 부각되고 있다.

 

부재자 투표(Absentee Ballot) 그리고 우편 투표(Mail in ballot)

 

오는 11월 5일이 공식 투표일이지만 미국의 2024년 대선 투표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의 투표는 공식 투표 당일에 유권자가 투표소에 직접 가서 하는 직접투표(In-Person Voting) 외에 투표 당일에 선거구 밖의 다른 지역에 있을 경우 사전 신고를 하고 우편으로 하는 부재자 투표(Absentee Voting)와 투표일에 선거구에 있지만 다른 일 등으로 신고를 하고 미리 직접 투표소에 가서 하는 사전투표(Early Voting), 투표 용지를 사전에 우편으로 받아 하는 우편 투표(Postal Voting),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에서 이메일로 하는 우주 투표가 있다.

 

투표 끝나고도 대선 일정 계속, 과반 확보 후보 없으면 하원에서 대통령 선출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인 11월 5일 유권자들의 투표로 각 정당 별 후보자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가 집계되면 대부분 언론에서 대통령 당선자를 발표한다. 패배한 후보자는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승리한 후보자는 당선 소감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동안 대통령 선거 절차는 계속된다. 일반 투표로 확정된 선거인단은 12월 둘째 수요일 다음 화요일인 12월 17일에 각 주에서 정한 장소에 모여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다.

 

선거인단 투표가 끝나면 주지사는 선거인단 명단과 각 대통령 후보의 득표수를 기록한 증명서를 12월 네 번째 수요일까지 연방 상원의장에게 보낸다. 연방 상원의장은 내년 1월 6일 오후 1시 하원 본회의장에서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자를 발표한다. 그리고 1월 20일 12시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한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270석 이상의 과반을 확보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하원은 50개 주에서 1표씩을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상원은 모든 상원의원이 1표씩을 행사해 부통령을 뽑는다. 하원을 장악한 당의 대표가 대통령, 상원을 장악한 당의 대표가 부통령이 되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 정오 이전에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상원에서 선출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상하원이 모두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하원의장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

 

▲ 김용철 객원논설위원

 

● 김용철은

 

만 34년 국가 기간 통신사와 지상파 방송사 기자로 뛰며 폭 넓은 인적 지적 네트워크,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심화한 경제분야에 대한 식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배운 과학과 기술, 법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창발성을 고도화하고, 기술과 제도가 어우러진 지속 가능한 발전 대안을 모색 중이다.

 

 △ 연합뉴스 기자(1991. 1~1995. 3) △ SBS 보도국 경제부 정책팀장(2008), 미래부 SDF팀장(2010) △·SBS CNBC 보도본부장(2011) △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회장 (2021~2024. 5)△ 마리오아울렛 부사장(2023. 10 ~ 2024. 10) △ 39회 한국 기자상 수상, 뉴스추적 <전직 교수 김명호, 그는 왜 法을 쐈나>

KPI뉴스 / 김용철 객원논설위원 yongchulk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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