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4이통에 파격 제안…시장은 기대와 우려 교차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3-07-11 17:57:48
권역 단위 할당에 주파수는 역대 최저가
사업권은 전국망과 권역망 모두 신청 가능
신규 사업자의 망 구축 의무도 대폭 줄어
시장 활성화 vs 경쟁력 의문…반응 교차
정부가 제4 이동통신사를 유입하기 위해 주파수 가격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책정했다. 

28㎓(기가헤르쯔) 주파수의 사용 방식이 주로 특정 지역에서 특화서비스로 제공되는 점에 착안, 전국망뿐 아니라 권역별 주파수 할당 방식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5G 28㎓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계획' 공개 토론회 현장의 모습. 참석 패널들이 정부 계획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5G 28㎓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계획' 공개 토론회를 열고 주파수 최저경쟁가격을 전국망 기준 740억 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2072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사업권은 전국 단위는 물론 권역 단위로 쪼개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망 구축이 부담스러운 사업자는 희망하는 지역을 선택해 해당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권역별로 사업권을 신청하면 주파수 비용은 더 낮아진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하는 수도권을 희망하면 최저경쟁가격은 전국망 비용의 45%만 납부하면 된다. 다른 지역은 동남권 14%, 충청·대경·호남 11%, 강원권 6%, 제주도만을 원하면 2%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1년차에 총액의 10%를 내고 나머지는 분할납부할 수 있다.

신규 사업자의 망 구축 의무도 대폭 줄어들었다. 과거 1만5000개였던 기지국 의무 설치 대수가 6000대로 낮아졌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촉진 위해 진입 문턱 낮춰

정부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이같은 파격 조건으로 신규 통신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할당 대상 주파수를 2가지로 제시했다. 28㎓ 대역의 800㎒폭(26.5~27.3㎓)을 기본으로 700㎒ 대역 20㎒폭(738~748, 793~893㎒) 혹은 1.8㎓ 대역 20㎒(1775~1785, 1870~1880㎒)를 앵커주파수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주파수의 용도는 이동통신서비스 제공이다. 앵커주파수는 28㎓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신호 전송 용도로만 제한한다. 주파수 사용 기한은 할당일로부터 5년이다.

정부는 28㎓대역 800㎒폭은 최소 3년 이상 신규사업자 전용대역으로만 공급할 방침이다. 28㎓ 대역을 회수 당한 이동통신 3사는 사업권을 신청할 수 없다.

정부는 단일 사업자 신청이면 최저가로 주파수를 할당하고 복수 신청이면 경매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시장은 기대와 우려 교차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 정책에 대해 기대가 우려가 교차하는 반응이 모두 표출됐다.

정부는 통신서비스의 발전을 위해 28㎓ 대역 주파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시장에서는 통신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신규 사업자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지환 센터장은 "23개국이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했고 주파수를 확보한 사업자 수는 79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28㎓ 대역 주파수가 "스포츠 경기장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고밀도 지역이나 트래픽이 급증하는 지역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전파진흥원 본부장도 "산업생태계를 새로 마련할 계기가 생겨 긍정적이고 정부가 신규사업자 문턱을 낮추기 위해 조치한 점도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박종계 본부장은 "장비기업들은 28㎓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에 기대가 크다"면서 "장비와 부품산업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1년 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할 때와는 시장이 많이 달라졌다"며 "관련 장비와 부품 개발이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달리 신민수 녹색소비자연대 신민수 대표는 "정부의 파격적인 유인책은 의미 있어 보이지만 전국단위와 지역단위까지 신규 사업자가 소비자 욕구를 충족할 것인지는 고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자들은 생산효율성의 극대화를 지향하기 마련인데 신규 사업자가 소비자 후생을 만족시킬만큼 비싼 비용을 들여서 경쟁을 할 지 의문"이라며 "서비스에서의 투자능력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사업자가 주파수에 대한 권리와 소비자 후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규 사업자의 자질을 언급하며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이통사들이 통신시장 정체로 28㎓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는 스스로 먹거리를 찾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혁신 모델이 있는 사업자가 신규 사업자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구 연세대 교수는 "28㎓ 주파수는 6G통신과의 연계는 물론 통신망의 진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핵심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증가에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생태계 확보와 지속적인 기술표준 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7월중 주파수 할당 계획 확정, 4분기 사업자 모집

하준홍 과기정통부 과장은 "사업자들이 선투자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경쟁력도 갖추면 혁신과 가격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시장 생태계를 살리고 경쟁을 촉진하도록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날 토론회와 각계 의견을 수렴해 후속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7월 중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해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4분기 중 제4이통에 도전하는 예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주파수 할당 신청을 접수받을 계획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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