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인간의 속성 중의 하나라고 여겨온 인류에 '일은 나쁘다'는 다소 자극적인 메시지와 '일은 기술로 대체해야 한다'는 파격적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고 있는 이 책은 일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절대 다수의 인간에게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480쪽에 달하는 두터운 분량의 이 책은 최첨단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빠른 알고리즘이 느린 인간을 대체한다고 주장한다. 키오스크와 챗봇으로 의사와 변호사는 '이미 절벽에서 뛰어내렸다'고 단정할 만큼 인간의 '곁다리화'를 화두로 시작한 이 책은 아무도 상상하지 않는 '로봇 대통령'을 언급한다. 초지능형 AI의 등장과 권력의 재할당이다.
가상의 유토피아가 비도덕성의 놀이터라는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책 '생각을 기계가 하면, 인간은 무엇을 하나?'의 저자인 존 다나허 교수가 과학기술분야 학자가 아닌 법학 교수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이 글을 쓰기 전 이미 AI의 위험성을 비롯해 삶의 의미와 일의 미래, 인간 강화의 윤리, 법과 신경과학의 교차점, 뇌 기반 거짓말 탐지의 효용, 종교철학 등을 주제로 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의 글은 '가디언' '이온' '철학자들의 매거진'에 실렸다.
그는 또 2018년 '로봇 섹스-사회적·윤리적 함축'(Robot Sex-Social and Ethical Implications)를 공동 편집한데 이어, 2019년에는 '자동화와 유토피아'를 집필했으며, '철학적 논쟁'이라는 블로그의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번역자인 김동환 해군사관학교 영어과 교수는 인문학과 인지과학을 아우르는 융합 학문의 시각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보다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개념적 은유 이론과 개념적 혼성 이론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그는 인지과학·인지심리학·인지언어학 분야에 출간되는 전 세계 석학들의 저서를 꾸준히 번역하고 있다.
특히 '기술철학 분야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는 이 책을 우리나라 서점에 상륙시킨 '뜻있는도서출판'이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중소출판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출판사의 이지순 대표는 "이 책은 자동화 기술을 인간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절망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기회로 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고 소개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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