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빅데이터] 양곡관리법, 국민은 무슨 법인지 알기나 할까

UPI뉴스 / 2023-04-05 09:24:33
尹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재정 부담·과잉 생산 우려"
연관어…'거부권' '정부' '국회' '민주당' '국민' '윤석열'
구체적 내용 관심↓…여야 간 대결구도 주제로 비화
빅데이터 감성비율, 긍정 8% vs 부정 85% '압도적'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쌀 과잉 생산을 부추길 수 있다'며 국회에 재의결을 요구했다.

양곡관리법이 국회에서 재의결이 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한다. 국회 의석 분포를 감안한다면 본회의에서 재의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을 외면한 대통령'이라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양곡관리법은 어떤 법일까. 이 법은 1950년 이후부터 존재해 왔고 정부는 쌀 값 안정을 위해 쌀 수매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었다. 이번에 개정된 양곡관리법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이상 하락할 때 정부 매입을 의무화'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쌀 재배 농가의 의견을 거의 전적으로 다 받은 셈이나 다름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2021년 10월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 9월15일에는 20㎏당 4만72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4.9% 떨어졌다. 쌀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인데 개정된 양곡관리법이 적용된다면 쌀 값 하락폭을 상당히 차단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결국 양곡관리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향후 수년 내 수매 비용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온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행할 경우 올해 쌀 의무 수매 비용으로 5700억 원이 필요하고 2030년에는 두 배 이상인 1조4700억 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 연관어(캐치애니): 양곡관리법(2023년 3월 27일~4월 5일)

그렇다면 과연 국민들은 양곡관리법의 내용이 무엇인지,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장이 어떤지 정확히 알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를 통해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양곡관리법의 '연관어'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보았다.

양곡관리법 연관어는 '거부권', '정부', '국회', '민주당', '국민', '윤석열', '농민', '국민의힘', '장관', '총리' 등으로 나타났다(그림1). 정작 양곡관리법에 대한 설명이나 쟁점이 되는 구체적 내용에 대한 연관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법안이 어느새 정치 이슈가 되어버렸고 여야 간 대결 구도의 주제가 되어버렸다. 

양곡관리법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씸트렌드로 양곡관리법의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3월 27일~4월 4일).

연관어로 '포퓰리즘', '일방적', '강행', '반대하다', '비판하다', '부작용', '도움되지 않다', '공포', '거부하다', '실패', '부담', '유감', '우려하다', '악영향' 등이 올라있다.

대부분 부정적인 연관어로 도배되어 있다. 빅데이터 긍정과 부정 감성 비율은 각각 8%, 85%다. 양곡관리법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은 부정이 압도적이다(그림2). 

▲ 감성 연관어(씸트렌드): 양곡관리법(2023년 3월 27일~4월 4일)

국민 여론은 어떨까. 미디어토마토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전국 1067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 3.1%,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국회가 민주당 주도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도 주목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재정 부담 및 농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므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37.1%, '쌀값 안정화를 통해 농가의 실질소득을 보장해야 하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5.2%로 나타났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이 더 높게 나왔다.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와 거의 비슷한 결과다. 일반인들이 관련 법의 내용을 알고 여론조사 질문에 응답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양곡관리법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기 전에 객관적으로 양곡관리법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묻는 것이, 그리고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궁금해진다. 국민들은 양곡관리법을 잘 알고 있을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배종찬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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