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1년] GDP 대비 최대 우크라이나 지원국은?

김당 / 2023-02-22 16:44:36
GDP대비 2위 라트비아, 3위 리투아니아, 4위 폴란드, 5위 미국
러시아와 300㎞ 접경…우크라 전쟁 발발 전부터 '재블린' 원조
GDP대비 군수지원도 1위…스위덴·핀란드 NATO가입도 첫 비준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됐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의 국제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 그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NATO 회원국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면적 침공 결정은 '30년의 세계화와 이를 가능하게 한 모든 국제 협력의 갑작스러운 종식'을 의미하는 글로벌 쇼크였다"면서 '동맹의 재편성'과 '유럽 안보와 NATO—선 다시 그리기' 등을 전쟁이 변화시킨 양상으로 꼽았다. [채텀하우스 누리집]

영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는 최근 러-우 전쟁 1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면적 침공 결정은 '30년의 세계화와 이를 가능하게 한 모든 국제 협력의 갑작스러운 종식'을 의미하는 글로벌 쇼크였다"면서 이 전쟁이 세계를 변화시킨 바꾼 일곱가지 양상을 짚었다.

그중에서 채텀하우스가 가장 극적인 변화로 꼽은 양상은 '동맹의 재편성'과 '유럽 안보와 NATO—선 다시 그리기'였다.

우선 관련 일러스트를 보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국민과 군인들이 앞장서 러시아 탱크와 맞서 싸우지만, 그뒤에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후원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EU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중대한 제재와 무기 지원 조치로 신속하게 대응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NATO 가입을 기피해 온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 동맹에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1340㎞의 국경을 맞댄 중립국 핀란드의 가입이 확정되면, 푸틴의 의도와 달리 NATO 방어선은 러시아를 향해 더 확장된다.

▲ NATO의 대규모 실사격 방공훈련인 '람슈타인 레거시 22'에서 폴란드군이 단거리 방공 대공미사일 및 포병 시스템으로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17개 NATO 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는 2022년 6월 6일부터 10일까지 발트 3국과 폴란드에서 항공기,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및 전자전 시스템을 훈련했다. [NATO 제공]

또한 EU는 전쟁 발발 3개월만에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만큼 신속하게 움직였다. 특히 그동안 거의 사용되지 않은 유럽평화기구(European Peace Facility) 예산이 5번이나 집행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25억 유로의 현금과 하드웨어를 제공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 1년 동안 40여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재정·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원 추적기(2022. 1. 24~2023. 1. 15)'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41개 국가가 총 1385억3천만 유로(€)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정 지원(642억1천만€)과 군수 지원(622억4천만€), 인도적 지원(120억8천만€)을 합친 것이다.

기준점인 1월 24일은 러-우 간의 국교가 단절된 시점이다. 이때부터 41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총액은 한화로 192조2173억원이 넘는다. 참고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우리나라 예산 규모가 638조7천억원이니, 올해 대한민국 예산의 30%를 웃도는 막대한 금액이다.

▲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원 추적기(2022. 1. 24~2023. 1. 15)'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41개 국가가 총 1385억3천만 유로(€)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정 지원(642억1천만€)과 군수 지원(622억4천만€), 인도적 지원(120억8천만€)을 합친 것이다. 

국가별 지원 총액으로 보면 1위는 단연 731억8천만€(101조5천억원)를 지원한 미국이다. 미국은 군수 지원(443억3800만€)은 물론, 재정 지원(251억1400만€)과 인도적 지원(37억2400만€) 분야에서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약속한 5억 달러(약 6천500억원)의 군수 지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은 지난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요 지원 결정을 주도했으며, 유럽연합(EU) 국가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그 뒤를 따랐다. 미국이 지원한 총액은 EU와 개별 회원국들이 지원한 총액 549억€의 1.3배이다.

지원 총액으로 본 국가별 순위는 1위 미국, 2위 영국(83억700만€), 3위 독일(61억5100만€), 4위 캐나다(40억1700만€), 5위 폴란드(35억5900만€), 6위 프랑스(16억7500만€), 7위 네덜란드(14억1900만€), 8위 노르웨이(13억3800만€), 9위 일본(10억5200만€), 10위 이탈리아(10억2300만€) 순이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 총액을 국내총생산(GDP)과 대비해 계산하면 국가 순위가 5위로 떨어진다. GDP 대비로 따지면 오히려 폴란드(0.63%, 4위)가 미국(0.37%)보다 앞선다.

그렇다면 미국과 폴란드를 제외하고 GDP 대비 최대 지원 1·2·3위 국가는 어디일까?

바로 우크라이나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 발트 3국이다. 발트 3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반세기 동안 소련의 지배를 받았다. 이 때문에 흔히 동유럽의 일부로 간주된다. 하지만 역사·문화·지리적으로는 스웨덴·폴란드·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북유럽에 속한다.

[발트 3국 비교]
 국가  면적(km2)  인구(만명)  수도  공용어  종교  GDP(달러)
 에스토니아  45,226  133  탈린  에스토니아어  루터교  496억
 라트비아  64,589  190  리가  라티비아어  루터교  635억
 리투아니아  65,200  278  빌뉴스  리투아니아어  가톨릭  1070억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해 2004년에 NATO와 EU에 가입한 발트 3국은 영토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자신들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믿고 있다. 소련의 점령을 당한 경험이 있는 발트 3국의 경계심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발트 3국의 지원액을 보면, 리투아니아의 지원 총액은 3억5100만€로 미국의 0.48%밖에 안되지만 GDP대비로는 3위(0.65%)다. 리투아니아는 동쪽으로는 유럽에서 유일한 러시아의 형제국인 벨라루스(679㎞)와, 서쪽으로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297㎞)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 라트비아 의회(Saeim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부터 자국 국기 및 유럽연합(EU) 깃발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걸고 연대를 표시했다. [라트비아 의회 누리집]

이웃 라트비아의 지원 총액은 3억1300만€로 리투아니아보다도 적지만 GDP 대비로는 세계 2위(0.98%)다. 라트비아 의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의사당 건물에 연대의 표시로 우크라이나 국기를 걸고, 자국민이 원하면 참전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라트비아 정부는 지난해 GDP 2.2% 수준이던 국방예산을 3년에 걸쳐 2.5%까지 올리기로 했다.

에스토니아의 우크라이나 지원 총액은 3억1300만€로 리투아니아와 같다. 하지만 GDP 대비로는 유일하게 1%를 넘어 세계 1위(1.07%)를 기록했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3억1300만€(약 4352억원) 전액을 모두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곡사포·박격포·탄약 등으로 지원했다. 당연히 GDP 대비 군수 지원 규모로도 유일하게 1%를 넘는 부동의 1위(1.05%) 군사 지원 공여국이다.

▲ 지원 총액으로 본 국가별 순위는 1위 미국, 2위 영국, 3위 독일 순이지만, GDP 대비로는 우크라이나의 이웃으로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는 발트 3국이 1, 2, 3위를 차지했다. [독일 킬(Kiel) 연구소 누리집]

발트 3국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는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5분의 1, 인구는 133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그렇다면 에스토니아는 왜 국력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하는 걸까? 이는 에스토니아가 처한 지정학적인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작은 나라는 인구 1억4천여만명에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자 군사대국인 러시아와 300㎞에 이르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구소련 해체 후에 발트 3국 내에서 법적으로 외국인이 되어버린 러시아계 주민(28%)의 문제도 사회적 갈등 요소로 남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구실 중 하나도 '자국민(러시아계 주민) 보호'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도 전에 에스토니아가 '재블린'이 포함된 첫 번째 군사 원조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2월18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재블린은 전쟁 초기에 러시아 탱크의 진입을 저지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NATO도 동맹의 '최전선'에 위치한 에스토니아에 대한 방어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NATO는 앞서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인 2016년 다국적 전투군을 배치하는 '강화된 전진 배치'(EFP) 개념을 발트 3국과 폴란드에 적용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는 NATO 동맹국인 영국이 이끄는 전투부대가 순환 배치 중이다. 또한 NATO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동쪽 측면의 억지력 및 방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발트 3국과 폴란드에서 대규모 실사격 방공훈련인 '람슈타인 레거시 22(Ramstein Legacy 22)'를 실시했다.

▲ 영국 공군과 육군은 2023년 1월 13일부터 1월 17일까지 에스토니아 탈린 근처의 혹한기 조종사 훈련 과정에 참가했다. 에스토니아에 있는 NATO의 다국적 전투 그룹이 북유럽의 추운 겨울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장하기 위한 훈련이다. [NATO 제공]

최근에도 영국군은 에스토니아 탈린 근처에서 혹한기 훈련 과정(1월 13일~17일)에 참가했다. 영국 공군은 현재 탈린 인근의 아마리(Ämari) 공군 기지에 배정돼 있으며, NATO의 발트해 공군 임무를 지원한다. 에스토니아는 순환 배치 중인 영국군 부대의 영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에서 몇 안되는 징병제 국가인 에스토니아는 만18~28세 남성을 대상으로 의무 병역(8~11개월)을 부과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방위군의 평시 병력은 6천 명, 전시 동원병력은 6만 명으로 산정돼 있다.

에스토니아는 자국 안보를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에스토니아 국방부는 2023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무려 42%나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의 국방비 지출은 GDP 대비 2.8%로 이미 NATO 회원국이 합의한 목표(2%)를 넘어섰으며, 내년에는 3.2%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의회는 지난해 NATO 회원국 30개국 가운데서 가장 먼저 스웨덴·핀란드의 NATO 가입을 비준했다. 에스토니아는 발트해를 공유하는 핀란드·스웨덴 및 독일과의 교역 비중이 가장 크다.

한편 킬 연구소의 우크라이나 지원 추적기에 따르면, 지원 총액 기준으로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9900만€(1373억6천만원)를 지원해 27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군수 지원액은 300만€(41억6천만원)로 집계됐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당

김당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