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취재 결과, '강서구 빌라왕' 배후 일당 유착 5개 법인 포함돼 '깡통 전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 보증금 '감정평가 추천제'가 전세 사기조직의 또다른 제도적 장치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HUG는 전세보증 심사 시 신뢰할 수 있는 감정평가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는데, 실효성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S는 27일 9시뉴스를 통해 "'강서구 빌라왕' 배후 신 씨 일당이 '업(UP) 감정' 청탁 과정에서 언급한 감평법인은 모두 다섯 곳으로, 이들 법인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최근 선정한 감평법인들"이라고 보도했다.
빌라 수백 채를 소유하고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빌라왕'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컨설팅 업체 대표 신 씨는 지난 14일 경찰에 구속됐다. 신 씨처럼 부동산컨설팅 업체가 감평법인과 유착해 '깡통전세' 사기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게 KBS 보도의 요지다.
KBS 보도에 따르면 신 씨 일당은 과거 이른바 인천 '빌라의 신' 권모 씨 일당의 의뢰로 감정평가를 했던 곳을 중심으로 특정 법인을 끼고 '업 감정'을 받았다.
감정평가액은 전세 자금을 대출받을 때나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주변 시세와 관계없이 먼저 인정받는데, 전세 사기 일당들은 감평법인과 짬짜미하는 방법으로 각종 규제를 무력화했다.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 후속조치로 HUG는 지난해 11월 보증가입 시세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감정평가 추천제'를 도입했다. 당시 한국감정평가사협회를 통해 추천받은 감평법인은 40개다.
하지만 신 씨 일당이 '업 감정' 청탁 과정에서 언급한 5곳 감평법인 모두가 HUG의 '감정평가 추천제' 명단에 올라있는 업체로 파악됐다.
이들 감평법인이 해당 건물의 가격 수준을 내놓으면, 발급된 감정평가서는 시세와 관계 없이 HUG가 보증심사를 하는 유일한 잣대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 HUG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천된 감정평가법인이 전세사기 일당의 공모자로 가담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즉시 공사 업무에서 배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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