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3가지 뿐인 패러디 영상…예산 사용 낭비 의견도 있어 초등학교 교사가 학급지원비 증액 내용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청소년관람불가인 도박 영화를 패러디한 뒤 수년 동안 전남교육청 홍보사이트인 '전남교육통'에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은 당시 홍보담당관실에 파견된 목포의 현직 30대 교사로 정책 홍보를 위해 도박 영화 '타짜'를 패러디하는 등 패러디 영상 4편을 제작했다.
제목도 '타짜'를 그대로 사용했고 전남교육청이 연간 학급지원비를 2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증액하고 집행 절차를 간소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교사는 기획에서부터 영화 속 등장인물인 '정마담 역'으로 직접 출연했다.
이후 홍보담당관실 공식 계정이 아닌 개인 유튜브 계정을 사용해 2020년 3월부터 최근까지 교육청 홍보사이트인 '전남교육통'에 게시했다.
영상은 5분 51초 분량으로 배경음악에서부터 태그까지 영화 속 등장인물 이름을 창의성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
출연진 또한 전남교육 정책을 꾸리는 교육청 소속의 전문직으로 현재 일선 학교 교감·교장 등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아동용으로 분류돼 있지 않아 현재 포털에 검색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시청 가능하다.
담배 대신 사탕을 사용하고 라이터 효과음은 홍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패러디 영상 제작을 총괄한 교사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촬영에 동의한 학생만 영상에 담았고 학부모에게 시나리오를 미리 배포했다"며 "교직원 대상으로 제작된 영상인 만큼 학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가 도박 영화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안 오룡의 5학년 초등생을 섭외하고 화면에 담기 전 학부모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학교 현장과 교육청, 출연진도 해당 교사와는 다른 입장이다.
전남 여수의 한 교직원은 "공문으로 알려도 충분할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한 것은 예산 낭비이자 치적을 드러내기 위한 얕은 수로 보인다"며 "조심하고 신중해야 할 학생 동원이 학습권 침해로 느껴져 내 아이의 교육 상황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사행성과 중독성이 강한 도박을 소재로 패러디하려 한 발상부터 문제다"며 전문직인 장학사와 장학관 등의 출연진이 제작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영상에 출연한 전문직 공무원도 "많은 패러디 소재 가운데 왜 도박 영화였느냐"는 질문에 "출연진 모두 도박 영화라는 문제 인식을 하지 못한 점은 잘못이다"며 "홍보실에서 해당 영상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전임 교육감 시절에 제작된 영상으로 타짜를 포함해 패러디 영화 4편 제작에 예산 981만 원이 소요됐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타짜' 동영상을 최근 삭제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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