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유류구매 않아 수천만원 날리고…여행사 몰아주기 '특혜' 수년 전 임원들의 '출장비 허위 청구' 여부를 놓고 당시 전·현직 사장이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홍역을 겪었던 한국남부발전이 여전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공공유류제도 미이행, 대행사 특정업체 몰아주기 등 안이한 근무 행태가 곳곳에서 적발돼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가 만성화 수준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남부발전 감사실이 특정 감사를 실시한 뒤 기획재정부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매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법인 카드 사용실태 지도점검을 최근 몇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서당 카드 수량 및 발급대상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실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카드 사용 적정성 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제멋대로 법인카드 사용'에 그치지 않고, 부적절한 가지급 및 현금 집행 처리 사례도 이번 특정감사에서 적발됐다. '모든 금전출납은 '펌 뱅킹'을 원칙으로 한다'는 사내 규정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한 사례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면접대상자에게 지급하는 면접 비용에 더해 일정 금액을 얹어 청구한 뒤 식대나 택시비 등 다른 운영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감사실은 이와 관련, '자금 횡령 및 유용 등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공공기관은 공적 비용으로 유류를 사용할 때에는 조달청에 등록된 주유소를 이용해야 하지만, 남부발전 직원들은 이러한 제도 또한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유류구매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최근 몇년간 사용한 유류비는 수십억 원으로, 이 제도를 통한 할인율을 적용하지 못해 수천만 원의 예산절감 기회를 날렸다.
또한 임직원들의 해외출장 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쟁입찰방식이나 비교 견적을 통해 대행사(여행사)를 선정해야 함에도, 남부발전은 최근 몇년간 이를 어기고 특정 여행사에 몰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사내 복지기금을 통해 학자금 대출을 한 일부 직원들이 이를 갚지 않고 퇴사해 버리는 일까지 속출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은 퇴사자는 두자리 숫자로만 알려졌지만, 공사 측의 소극적 대응 탓에 채권소멸 시효 만료 등으로 실질적으로 회수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감사실은 '대부금 미상환 총액이 퇴직 급여액을 초과하는 경우 퇴직급여에서 미상환금 전액을 일시 상환토록하는 현재의 규정을 고쳐 (퇴직연금까지 압류할 수 있는) 관련 사규를 현행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부발전은 지난 2015년 당시 전·현직 대표가 장기간 허위 출장비를 조성해 회식·접대비 등으로 7년간 20억여 원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이들은 이후 4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지난 2019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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