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비 "무인회수기 설치·라벨 디스펜서 등 지원할 것" 올해 6월 시행 예정이었다가 12월 2일로 6개월 미뤄졌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또 다시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시에서만 시범 운영할 계획이지만, 해당 지역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환경보호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정부가 비용을 짊어지지 않을 경우 반발이 계속돼 또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제주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가칭)는 14일 제주도청에서 '일방적인 일회용컵 보증급 제도 시행 거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제주와 세종시를 선정해 열악한 영세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방적인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시행될 또 다른 예정지, 세종시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같았다. 세종시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제주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 주장에 동의했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가져갈 때 일정액(300원)의 보증금을 내게 한 뒤 그 컵을 다시 가져오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일회용컵을 다시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상에서 쓰고 버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492만 톤으로, 2019년(418만 톤) 대비 18% 늘었다.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 감소 노력을 다방면에서 진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도 환경보호 취지에는 동감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시행되면, 일회용컵 한 개당 보증금 라벨 구입비(6.99원), 컵 회수 처리 비용(투명한 표준 일회용컵 4원, 상표 등이 인쇄된 비표준컵 10원)과 보증금 카드 수수료(3원) 등이 발생한다.
또 일회용컵을 회수해 보관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안 그래도 바쁜 매장 직원들이 관련 업무까지 도맡는 건 무리라는 게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지적이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연기된 6개월 간 환경부와 프랜차이즈 점주 등 이해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합동 간담회를 가지고 관련 안을 논의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라벨 비용 전액 지원을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검토 끝에 라벨 비용을 후불로 내라고 제안해 점주들의 분노를 샀다. 아울러 일회용컵 회수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수와 기간은 밝히지 않아 실행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환경부는 라벨을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장치인 라벨 디스펜서와 반납 불편을 돕기 위한 무인회수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환경부는 연말까지 무인회수기 50개를 설치해주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아직 시제품도 안 나왔다"고 꼬집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비용을 물리는 방식으로는 제도가 정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반발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또 다시 연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의회 측은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비용을 전가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에 의거해 회수 및 재활용에 대한 비용을 컵 생산시 부과하고, 컵 반납 및 회수를 일반쓰레기 수거 장소에서 시행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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