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피해 호소 가장 많아…"세부조건 유심히 살펴야"
방송 중 자막·방송 영상 보존·스크립트화 등 해결책 제시
라이브커머스 피해 방지 관련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답보 "방송 중에만 가격 할인해준다고 해서 샀더니 일주일 뒤에 더 싸게 판매하더라고요."
소비자 A 씨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에서 제품과 증정품을 32만 원에 구매했다. 구매 다음 날 동일 판매처에서 동일 제품을 일주일 후 26만 원에 판매한다는 이벤트 광고문자를 받았다. 반품 후 재구매하려고 보니 배송비만 6만 원이었다. 해당업체에 문의하자 업체는 일주일 후 이벤트 가격으로 사게 해줄테니 기존에 받은 제품을 보관하라고 했다. 이후 A 씨에게 구매한 제품 외에 증정품 가격 5만6000원을 추가 입금하라고 했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는 최근 3년간 지속 성장 중이다. 홈쇼핑과 비슷하면서도 댓글 등으로 소비자와 즉각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채널이라는 장점이 더해져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성장과 함께 소비자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불만사항 중 쇼핑 호스트와 온라인플랫폼운영사업자의 공격적인 판촉행위로 인한 충동구매 유도와 허위과장광고 등이 지적된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관련 상담 건수는 2019년 10건에서 2020년 36건, 2021년엔 110건으로 뛰었다. 2년 새 10배 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라이브커머스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혜택 등을 제시하는 경우, 세부조건을 유심히 볼 것을 권고한다. 방송 중에만 가격할인, 포인트, 쿠폰 증정 등의 표현으로 소비자를 유인하지만, 방송 중에 세부조건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깨알처럼 작게 표시된 세부조건에 막혀 혜택이 거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
통신판매업자는 해당 소비자에게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재화 등을 공급할 때까지 교부해야 한다. 이에 라이브커머스가 영상 중심의 전자상거래이지만, 서면으로 전자상거래 내용을 표현하거나 영상을 일정 기간 보존하는 방안 등이 제기되고 있다.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라이브커머스는 문서가 아닌 영상 속 언어로 사업자가 구성한 정보를 따라가게 된다"며 "소비자가 정보를 잘 획득할 수 있도록 거래를 위한 최소한의 정보는 영상에 표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정보고시를 라이브커머스 중 자막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영상을 보존하는 방안도 소비자 피해 발생 시 대비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법부법인 세종 권이선 변호사는 "소비자가 받아본 상품이 방송과 다른 경우 등에 대비하기 위해 방송내용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며 "라이브커머스 속 발언을 스크립트화 하거나 영상을 저장해 공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과 같이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대신 전자상거래법이 적용된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사업자, 통신판매업자, 통신판매중개업자 등 사업자는 전자상거래 및 통신 판매에서의 표시·광고·계약내용 및 거래에 관한 기록을 상당 기간 보존해야 한다.
라이브커머스 피해방지 관련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답보 상태
국회에서는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된 상태다. 양정숙 의원이 지난해 2월 통신판매중개업제에게 중개플랫폼 내에서 라이브커머스 영상을 보존하고 소비자와 통신판매중개의뢰자가 동영상을 열람·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상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용빈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개정안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라이브 커머스가 부당정보를 유통할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사업자가 이를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계류돼 있다.
법안이 마련되더라도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보관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가 해결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율 규제방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라이브커머스 판매자들에게 표시광고법 등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은지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명되지 않은 말이나 과장된 언어로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책임감 없이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라이브커머스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에 적용됨에 따라 판매자들에게 신원정보를 제대로 명시하고 통신판매업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과 표시광고법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홈쇼핑과 똑같이 라이브커머스 진행자의 언행을 규제하기보다는 플랫폼에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평가하는 별점제나 신고기능을 만들어 무분별한 방송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사업자에 현행법을 집행하며, 자율적 규제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우병훈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전자거래과 사무관은 "지난해부터 주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점검해, 올해 7월 법을 위반한 사업자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며 "올해 1년간 소비자 법 집행 감시요원제도를 운영해 소비자들이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며 발견한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제보하도록 하고, 사업자의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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