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공원시설 →유원지 변경취지 '공공성 확보' 재확인 부산 수영구 민락동 테마파크 옛 미월드 부지를 사들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행사에 의해 추진되던 '생활형 숙박시설'(생숙·레지던스) 사업이 사실상 좌절됐다.
부산시는 31일 오후 건축위원회 심의를 열어 '티아이부산PFV'의 옛 미월드 부지 생활형 숙박시설 건축계획안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내렸다. 통상 일주일가량 걸리는 건축심의 결과가 이례적으로 당일 바로 발표됐다.
건축위원회는 관할 수영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기 전에 건축 재심의를 받도록 이번 회의에서 못박고 다시 공청회를 열도록 함으로써, 최종 건축 허가 구청의 재량권을 사전 차단하려 애썼다.
부산시의 건축위원회 의결은 △원안 의결 △조건부 의결 △재검토 의결 △부결 네가지다. 이번 의결 내용을 보면 '조건부 의결'이지만, 사실상 부결이라는 게 지역 경제계의 평가다.
부산시 건축위는 공중위생관리법상 생활형 숙박시설에는 취사시설 설치를 허용하고 있는데도 '해당 부지에 취사시설을 갖추지 않은 일반 숙박시설'로 건물을 짓도록 조건을 달았다. 또한 해당 부지가 현재는 사유지이나, 과거 '유원지'였던 점을 고려해 '공공성 확보'를 시행사에 요구했다.
객실별 등기가 불가능한 관광숙박업과 달리 '생활형 숙박시설'은 객실별 등기가 가능해 일명 '분양형 호텔'로 불린다. 이른 바 '생숙'의 장점은 호텔과 달리 취사를 하면서 가족형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를 부산시가 원천 봉쇄한 것이다.
부산시는 또한 부지 뒤편 동산(무궁화동산 대체 용지)에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방안, 일반 시민들도 건물 꼭대기층을 즐길 수 있는 시설 추가 등을 계획해 재심의 받으라고 의결했다. 또 각 전기 등 계량시설을 호실별 개별 시설이 아닌 중앙집중식으로 설치하라고 주문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일보 취재진에 "철저하게 생활형 숙박시설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공표한 것"이라고 대놓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부산시 내부 기류는 아직 '생숙'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같다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호강스'로 대변되는 고급 숙박시설에 대한 일반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 섞인 지적도 들린다.
옛 미월드 폐장 이후 10년간 이른바 레지던스 설립에 반대해 온 주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김주범 민락동 롯데캐슬자이언트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사시설이 없으면 근본적으로 분양에 불리할 것이고, 이는 사실상 고급 호텔 건립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외쳐온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반겼다.
티아이부산PFV 측은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운영사들과 협의를 하며, 어떤 결정이 나올지는 전체적으로 놓고 검토를 더 해봐야 한다"고 곤혹스런 입장을 전했다.
결국 티아이부산PFV는 기존 레지던스 3개 동을 2개 동으로 줄이면서 승부수를 던졌지만, '취사 시설 없는' 호텔밖에 안 된다는 부산시의 잇단 방어벽에 막다른 길로 내몰리게 됐다.
티아이부산PFV는 지난 2019년 부지를 1100억 원에 매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에 대한 잔금 200억 원도 올해 안에 지급해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어떤 또다른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되고 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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