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지출 120만원 줄였다"…'미친 물가' 피해 기숙사 들어간 30대 직장인

김해욱 / 2022-07-11 16:16:22
물가급등에 생활비 급증…"숨통 조여오는 것 같더라"
상사와의 동거 부담이지만 지출 감소는 분명한 장점
고물가 시대 생활비 줄이려 기숙사 선택하는 신풍속도
30대 직장인 장 모 씨는 한달 여 전 이사했다. 거주하던 하남시 오피스텔에서 분당의 회사 기숙사로 들어간 것이다. 치솟는 물가 때문이었다. 임대료에 차량 유류비, 각종 생활비를 감당하면 남는 것이 없다시피 했다.

당장 출퇴근 비용부터 부담이 커졌다. 할부로 산 '인생 첫 차'로 하남시에서 분당까지 25km 거리를 출퇴근했는데 월 평균 20만 원 중반 대이던 기름값 지출은 40만 원대로 급증했다. 기름값 뿐이겠나. 장 씨는 " 전체적으로 물가가 뛰니 생활비 지출이 월 평균 130만 원을 넘겼다. 생활비만 1.5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장 씨의 수입은 세후 월 3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지난해 장 씨의 월 평균 지출은 △ 월세 60만 원 △ 차 할부 20만 원 △ 기름 값 약 25만 원 △ 공과금, 핸드폰 요금, 식비 등 각종 생활비 80만~100만 원으로 대략 200만 원 정도였다. 나머지는 저축하거나 일부 주식을 샀다.

올해 들어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물가 고공행진에 생활비가 뛰기 시작했다. 어느새 250만 원을 넘어서버렸다. "숨통이 조여지는 것 같았다"고 장 씨는 그 느낌을 표현했다. 그런 터에 설상가상 집주인이 '결정타'를 날렸다. "60만 원이던 월세를 9월부터 9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때마침 회사가 기숙사를 이전해 방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귀가 번쩍 뜨였다. 숨통을 조여오는 '미친 물가'를 피해 달아날 수 있는 퇴로를 찾은 듯했다. 장 씨가 모두 자신보다 높은 직급인 회사 선배들과 단체 생활을 하는 부담을 무릅쓰고 기숙사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이유다.

▲ 지난 5월 말 장 씨가 다니는 회사에서 새롭게 마련한 기숙사의 모습. [김해욱 기자]

기숙사 생활 두 달째인 장 씨는 "확실히 기숙사 생활을 하니 월세, 식비, 전기 요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굉장한 장점"이라며 흡족한 표정이었다. "5월 대비 6월 지출이 120만 원 정도 줄어들었다. 절반 정도 줄어든 셈"이라고 했다. "에어컨도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어 퇴근 후엔 매일같이 켜놓는다"며 웃었다.

불편한 점이 없을 수는 없다. 장 씨는 "회사에서 막내나 다름없어 퇴근하고 나서도 상사들과 살다보면 이것저것 살피게 돼 심적으로 불편한 것은 있다"고 했다. "또 가끔이긴 하지만 퇴근하고 기숙사에 들어와서도 상사와 일과 관련된 대화들이 오갈 때는 업무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피곤할 때도 있다"고 했다.

장 씨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다시 오피스텔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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