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명절선물' 부산시 전·현직 공무원 9명 벌금·자격정지형

임순택 / 2022-02-16 12:45:33
1심서 9명 자격정지형 함께 선고…"장래 역할 수행 기대도 뇌물"
검찰 2017년 불기소→시민단체 공수처 재고발→작년 7월 기소
부산 해운대 엘시티 측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명절 선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부산시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1심에서 벌금형과 자격정지형이 선고됐다.

▲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와 달맞이고개 일대에 짙은 해무가 덮쳐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과 엘시티 측으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부산시 건축직 공무원 9명에게 벌금형과 자격정지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장은 벌금 2000만 원을, 부산시청 2급 고위직 출신 A 씨는 벌금 1000만 원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공무원 8명는 각각 자격정지 1년 및 벌금 700만 원에 처해졌다. 전·현직 공무원 9명 모두에게 150만∼360만 원의 추징금도 부과됐다.

이들은 2010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엘시티 측으로부터 명절 때마다 3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택배로 선물을 받는 등 최소 150만 원에서 최대 36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이들은 '가족이 대신해서 고기세트를 수령해 몰랐다' '선물을 받은 것이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재판부는 "담당 업무를 맡지 않은 상태에서 선물을 받았더라도, 과거나 장래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면 뇌물의 성격을 가진다"며 "공무원이 명절에 3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받은 것은 의례적 수준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종사하면서 개발 사업과 관련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다수의 공무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고기세트를 제공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7년 11월 부산참여연대는 부산시·시의회, 해운대구·구의회 등 관계자 100여 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이 회장에게 명절 선물을 받은 것은 맞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부산참여연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엘시티 수사팀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며 재수사를 요청했고, 검찰은 지난해 7월 '시민위원회' 의견에 따라 부산시 전·현직 공무원 9명을 재판에 넘겼다.

KPI뉴스 / 임순택 기자 sun2436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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