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현금은 소진되고 대표는 사임 '첩첩산중'

김지우 / 2022-02-04 17:27:24
김진국 대표 사임…2인 체제서 송미선 단독대표 전환
하나투어 "추가 인력조정 계획 없어…여러 자구책 논의 중"
증권가는 자금 부담 우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하나투어가 선제적인 업무 정상화에 들어갔지만 자금 부담에 대한 우려로 비관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의 회복세가 묘연한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산세까지 겹쳤는데 너무 성급하게 전직원 근무를 시작했다는 지적에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일 김진국 대표까지 사임, 하나투어는 첩첩산중의 기로에 섰다.

▲ 하나투어 본사 전경. [하나투어 제공]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코로나19 타격을 그대로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9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업계는 하나투어가 작년 4분기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년째 연간 1100억 원대의 적자를 낸 셈이다.

적자 타개를 위해 하나투어는 지난해 3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2000명 이상이었던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내보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종로구 공평동 1에 소재한 하나빌딩 대지와 건물 지분도 양도했다. 이를 통해 1170억 원을 마련했다.

하나투어가 위드코로나와 함께 영업 정상화에 들어간 것은 같은 해 10월. 하나투어는 '하나투어 2.0시대'를 선언하며 맞춤형 여행상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까지 발표했다. 하나투어닷컴과 모바일앱도 개편했다. 단순 여행 판매몰이 아닌 여행을 만들고 즐기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여행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공세는 매서웠고 시장의 평가는 가혹했다. 업계에서는 선제적인 조지였지만 증권가의 우려가 컸다. 코로나19의 재확산세를 감안할 때 현금 소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부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영업 인력을 비롯해 직원 출근을 빠르게 정상화했는데, 하나투어가 대표적 사례"라며 "패키지 상품은 시니어 층의 소비가 높다. 핵심 소비층의 회복이 시장에서 가장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제적으로 움직인 하나투어의 전략은 자금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분석했다.

업계 2위 모두투어와 달리 하나투어의 적자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다. 모두투어는 현재 하나투어의 5분의 1 수준의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실제 현금 소요분도 유사한 규모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혹평에 하나투어는 대표이사 사임이라는 악재까지 감수해야 했다. 김진국 하나투어 전 대표는 2004년 9월 하나투어 전략기획실에 입사한 후 글로벌경영관리본부장 이사, 전무 등을 거치며  2016년 1월 부터 6년간 하나투어를 이끌어 왔다.

김 전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직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대표이사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고민 끝에 저의 사임을 통해 보다 단순하고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이루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2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송미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하며 앞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계획. 업황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 추가 인력 구조조정 없이 패키지 상품과 플랫폼을 개선하기로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추가 자산 매각 계획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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