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지키며 일하고 싶다"…라이더들, '안전배달료' 도입 촉구

김지우 / 2021-12-28 13:46:09
"기본 배달료 동결…거리 할증료는 삭감"
배달종사자 10명 중 5명, 1회 이상 사고 경험에도
플랫폼 "배달료 인상분, 배달앱 업체만 감당 불가"
"사람들은 라이더(배달 종사자)들이 위험하게 운전하니까 죽어도 된다고 말한다. 갈수록 배달노동자 혐오가 느는 것 같다. 항상 노조는 안전하게 일하자 신호 지키자고 말한다. 도덕적인 잣대가 아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전배달료 도입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라이더들이 '안전배달료'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배달 노동자 중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의 전성배 준비위원장은 그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역설했다.

▲ 28일 오후 2시 라이더유니온이 배달의민족 서울 남부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배달 노동자 조합 라이더유니온은 28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우아한청년들과 맺은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은 기본 배달료 동결, 픽업 무료노동 문제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온전한 실거리 요금제와 안전배달료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배달의민족이 실거리 요금제를 도입한다면서 거리 할증료를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4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우아한형제들 자회사)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직선거리 요금제를 실거리 요금제로 변경하는 임금교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존 직선거리 기준 배달료는 3000원으로 동결했다.

거리 기준은 실거리 요금제 도입에 따라 기존 500m에서 '675m'로 바뀌었다. 거리 할증료도 기존 1.5km 초과 시 500m당 500원에서 신규 합의안에는 1900m 이상 거리는 3500원에 100m당 80원 지급으로 변경됐다.

한 라이더가 3km 거리의 배달을 주행한다고 했을 때 기존안대로라면 3500원에 추가 할증료가 붙어 5000원을 받았지만, 신규안에서는 4380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번 신규 개정안을 적용했을 때 더 적게 받는 셈이다.

라이더들이 '안전배달료' 도입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배달료로 인해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해야 하고, 피크타임에만 치솟는 배달료로 인해 제한된 시간 내 한 건이라도 더 빨리 배달하기 위해 서두르다보니 사고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전년보다 22% 늘어났으며, 사망자도 늘었다. 실제 고용부 조사를 보면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사람은 약 47%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배달종사자가 한 번 이상 사고를 겪었다. 이들은 평균 2.4회의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발생 원인으로는 '상대방 또는 본인의 교통법규 위반'이 73%(1909명)로 가장 많았다.

배달종사자들은 교통법규 위반을 하는 이유에 대해 '배달 재촉(빠른 배달 요구)'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전체 응답자 중 86%가 배달 재촉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사고율은 잡히지 않는다. 단속보다 생계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배달료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 한 라이더가 '배달노동자 순소득 분석' 피켓을 들고 있다. [김지우 기자]

기본 배달료 인상…자영업자와 소비자에 전가될 우려는?

라이더유니온은 일부 언론이 배달 건당 2만 원이라고 보도하는 것에 대해 "점심·저녁 짧은 피크 시간 주말이나 눈·비가 올 때 받아볼까 말까 한 금액"이라고 토로했다. 라이더들은 "신호를 지키며 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건배달로 1시간에 배달 노동자가 수행할 수 있는 배달은 약 3~4건이다. 교통 신호를 완벽히 준수하고 일하려면 1시간에 약 3건 정도 할 수 있다는 게 라이더들의 전언이다. 기본 배달료 3000원으로는 한 시간에 만 원이 채 안 된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실거리 제도는 라이더들의 이동경로가 배달료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할증료 변경을 감안해도 (배달료는) 기존과 유사하거나 소폭 오를 수 있다. 추가 배달료 인상은 소비자나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라이더유니온은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 노동시간, 사회보험료, 안전, 사고 은퇴 실직에 대비한 비용 등 5가지 기준에 맞춰 배달료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업체가 배달료 인상분을 모두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단건배달 서비스를 도입했고, 라이더들의 권익을 위해 단건배달 이행료를 높였다. 이에 따른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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