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시사…한국 영향은?

강혜영 / 2021-03-18 10:02:35
파월, 일시적으로 2% 넘는 인플레 용인 및 금리 동결 방침 재차 강조
시장에선 "비둘기파적 전망으로 인플레 및 조기 긴축 우려 해소" 평가
美국채금리 상승 등 시장 변동성 지속될듯…한은 "시장상황 감독 강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023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준 홈페이지 캡처]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이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18명의 위원 중 2023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 위원은 작년 12월 5명에서 이날 7명으로 늘었다. 2022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 위원 수는 1명에서 4명으로 증가했다.

연준은 작년 3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경제 부문은 아직도 취약하지만 완만한 경제 회복세에 이어 최근 경제지표와 취업상황 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전망치(4.2%)를 상회하는 6.5%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도 3.2%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2.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2%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2.2%, 내년 2.0%로 각각 제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목표 초과를 일시적으로 초과해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대 고용과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올해 물가가 일시적으로 2% 이상 오르더라도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장기금리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아직 아니다"라면서 너무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는 고용과 물가 목표에 이르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경제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부연했다.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가능성 배제 못해" 

시장참가자들은 정책결정, 경제전망 변화 및 파월 의장 기자회견 내용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으나 점도표상 2023년 중 금리동결을 전망한 점은 다소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라고 진단했다.

씨티은행은 "경제전망 조정폭은 예상대로였으며 연준은 강한 경제성장이나 2%를 약간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면서 "시장은 2023년 금리 인상 전망이 7명에 불과한 점을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제로금리 유지 등 완화적 정책 지속을 시사하면서 미국 주요 주가는 오르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시장과 금리정책 여력 등에도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조기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면서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한 것이 일부 완화돼 국내 장기금리 역시 일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으로 밝히고 완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우리도 완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정책적 여력이 생겼다"고 부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지만 풍부한 재정과 통화 완화를 통해 경제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려는 결정을 한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신흥국 입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약보합으로 떨어지고 연준 조기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 등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백신 보급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가 강화, 수요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 증대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 등에 따라 미 국채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경기지표 개선 및 위험회피심리 완화, 국고채 수급부담 등 국내 장기금리 상승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연 1.67%를 넘겼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발표 후 연 1.6%대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연 1.65%까지 올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미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미국 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이번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향후 국내외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도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제 경제지표 및 정책 대응 등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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