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쪽방촌 공공 정비사업, 토지주 반발에 '삐걱'

김이현 / 2021-02-15 15:09:56
추진위 "정부가 건물·토지주들 사유 재산 강탈하는 처사"
국토부 "현금청산·주택공급권 등 충분히 보상하고 설득"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토지·건물주들이 "기습적인 지구지정과 강제수용"이라며 공공개발로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후암특계1구역(동자)준비추진위원회 건물에 걸린 플래카드. [추진위 제공]

해당 사업 구역 토지주 모임인 후암특계1구역(동자) 준비추진위원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추진 방식은 폭압적이고 사유 재산 침해가 분명하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충분한 보상을 넘어 강제지정 전면 취소"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우리는 일찍부터 이 지역의 소유권을 획득하고 동자동 주변 지역을 복합상업시설과 주거, 공공주택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 용역사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서울시와 용산구는 복합도시 계획안을 올해 말 발표할 계획이었고,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상생 방안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 같은 배경은 무시한 채 기습적으로 공동주택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건물·토지주들의 사유 재산을 현금청산이란 방법으로 강탈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충분한 보상을 넘어 강제지정 전면 취소"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은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방안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주도한다. 건물 대부분이 노후화한 만큼 정비사업을 통해 최고 40층 규모의 쾌적한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총 2410가구(공공주택 1450가구·민간분양 960가구)가 공급되며 도시재생뉴딜사업도 연계돼 추진된다.

이에 따라 공공이 지구지정된 토지를 확보한다. 협의매수가 원칙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강제 수용도 가능하다. 정부는 현 거래시세를 고려한 감정평가 가격으로 충분히 보상하고, 사업지구 내 거주자에게는 공공 또는 민간 분양주택의 우선공급권도 주면서 토지주를 적극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역 쪽방촌은 이전에도 민간 개발을 추진했다 좌초된 적이 있다"며 "공공주택지구 방식이 아니면 이주 대책이 부족하고, 사업성은 물론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주하는 집주인이나 무주택토지주에게는 이주자택지, 분양권 등 충분한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진위의 생각은 다르다. 추진위 관계자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강압적으로 사유 재산을 빼앗으려고 한다"며 "집주인이나 토지주 대부분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데, 실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분양권 없이 시세보다 낮은 금액을 들고 나가란 얘기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성 없이 토지건물주를 투기꾼으로 몰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절차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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