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풍선효과만 또 반복될 것" 정부가 경기 파주와 울산, 창원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자 수도권 외곽으로 수요가 몰리고,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다. 이번에도 상승세가 뚜렷한 지역만 규제지역으로 묶는 이른바 '핀셋'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핀셋 규제가 시간차만 있을 뿐 오히려 전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상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언제라도 부동산 과열이 생겨나는 곳은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라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정확한 발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를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당시 규제를 피한 부산 서부권, 경기 파주, 울산, 창원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률이 껑충 뛰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집값까지 과열되면서 전체적인 상승세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규제지역 상승폭 둔화⋅비규제지역 치솟아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 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올라 지난주 상승률(0.24%) 대비 0.03%포인트 확대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약 8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앞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의 집값은 상승폭이 둔화됐고, 비규제지역의 상승률은 치솟았다.
가령 김포시 아파트값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지난달 16일 기준) 2.73% 급등했지만, 이번 주는 0.32% 오르는 데 그쳤다. 3주 새 상승률이 2.41%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부산 해운대구 상승률도 1.39%에서 0.26%로 떨어졌다. 수영구(1.34%→0.34%), 동래구(1.13%→0.33%), 연제구(0.89%→0.37%), 남구(1.19%→0.53%)도 상승폭이 둔화됐다.
반면 파주 아파트값은 이번 주 1.18% 올랐다.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주(1.38%)보다 오름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전용 84㎡)는 지난달 26일 9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올해 초 평균 6억 원대였다. 같은 동 힐스테이트 운정(전용 59㎡)도 이달 4일 7억3000만 원에 팔렸다. 전달 평균 거래가격은 5억~6억 원대였다.
부산과 울산도 심상찮다. 부산은 조정대상지역을 비껴간 옆동네가 큰 폭 올랐다. 강서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1.32% 오르면서 3주 새 상승률이 6배 이상 커졌고, 사하구도 0.23%에서 0.79%로 상승폭이 3배 이상 늘었다. 북구(0.2%→0.78%), 사상구(0.23%→0.72%)도 오름폭이 컸다.
신고가 경신 잇따라…"호가 1억 원씩 뛰어"
울산 아파트값은 이번 주 0.76% 오르며 전주(0.83%) 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남구(1.15%)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남구 야음동 롯데캐슬골드2단지(전용 84㎡)는 지난달 25일 6억28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전달 최고가격이 5억2500만 원임을 감안하면, 한 달 새 1억 원이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호가가 1억 원씩은 뛰었다"며 "규제지역 가능성을 고려해 다른 동네를 고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광역시 외에는 경남 창원의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창원시 성산구 1.15%, 의창구 0.94% 등이다. 성산구 가음동 꿈에그린(전용 84㎡)은 이달 2일 7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성산구 반림동 노블파크(전용 101㎡)도 지난달 19일 7억1000만 원에 팔리면서 종전최고가(5억9900만 원)를 넘어섰다.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2단지(전용 99㎡)는 지난달 12일 9억5000만 원에 손바뀜하면서 10억 원에 근접했다.
경기 파주·창원·울산 등 추가규제 가능성 높아
국토부는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을 발표하면서, 12월 중 과열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을 시사했다. 11월 한 달간 집값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은 창원 성산구(7.24%), 경기 김포시(6.14%), 창원 의창구(4.86%), 경기 파주시(3.72%), 울산 남구(3.72%) 등이다.
조정대상지역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등 세제 규제가 강화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 원 이하는 50%, 9억 원 초과는 30%가 적용되고, 주택 구입 시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
"핀셋규제가 역효과 만들어…타이밍 잘 맞아야"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최근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에 전세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상황에서 규제지역이 돼도 시장이 바로 잡히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르면서 수요가 주춤해지고 안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유동성이 워낙 많다보니 규제를 피해서 차액에 기댄 수요는 계속 유입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집값이 안 오른 지역을 무작정 다 규제할 순 없으니까, 핀셋 규제의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제 지역을 계속 늘려나가면 상대적으로 비규제지역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저금리에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핀셋규제가 계속 역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3년 동안 규제지역으로 여기저기 묶었지만 집값 안정 효과가 없었듯, 이번에 규제지역을 추가한다고 해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핀셋으로 규제한다는 소리는 거기가 집값이 오를 만한 곳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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