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로 등판한 변창흠, '미친 집값' 잡을 수 있을까

김이현 / 2020-12-04 15:59:16
최장수 국토부 장관 교체…후임에 '주택 공급 전문가' 내정
현 정부와 부동산 정책 방향성 일치…"기조 변화 없을 것"
시장 불안 최고조 시점…"임기 짧지만 현장상황 돌아봐야"
현 정부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갖고 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임기를 시작해 3년6개월 만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임기 동안 집값은 치솟았고, '교체설'과 '재신임설'이 매번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전세난까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민심 이반'을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후임으로 내정된 변창흠 LH 사장은 '주택 공급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했고, 주거복지 로드맵, 3기 신도시 등 추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질적인 밑그림을 그려온 만큼, 규제는 그대로 가면서도 주택시장 불안을 잠재울 묘수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측정 및 창출 확산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청와대는 4일 변 내정자 인사와 관련해 "주택공급과 신도시 건설, 도시재생 뉴딜을 직접 담당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장의 높은 이해도,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변 내정자는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선임연구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SH공사 사장,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등을 지낸 주택·도시분야 전문가다. 2019년 4월부터 LH 사장을 지내면서 도시재생 뉴딜 정책, 전세대책을 뒷받침해 왔다. 특히 정부의 '11·19 전세대책'의 핵심인 공공 전세(11만4000가구) 공급에서 LH가 주된 역할을 맡고 있다.

2014년 SH공사 사장 시절에는 경영평가에서 사장 연임을 위한 기준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르면 정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나' 등급 이상을 받아야 사장 연임이 가능하다. SH는 2015년 '다' 등급, 2016년에는 '나' 등급을 받았고, 변 사장은 연임을 포기했다. LH 사장 시절에는 3년 연속 정부경영평가 A등급 달성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변 내정자가 국토부 새 수장이 되더라도 현재의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주택 정책을 주도한 건 국토부보다는 청와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 내정자의 정책 방향성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다.

변 내정자는 지난 8월3일 국회 국토위 전체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주택 정책 성적이 '중상' 이상은 된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중 문재인 정부가 몇 번째로 잘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다 달라서 평가가 어렵다. 앞의 두 정부는 비교적 쉬운 시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추진해온 투기 규제책와 새 임대차법 등이 맞물려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난이 장기화하면서 중저가 아파트로 전이된 수요는 아파트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규제지역을 벗어난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는 '풍선효과'가 생겨나면서 전국의 집값이 과열양상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장관으로 부임해도 큰 방향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인 만큼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순응하는 정책을 내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그간의 논리를 뒤엎고 올해 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바꿨다"며 "정권이 1년 반 남은 만큼 장관 임기도 길어야 그 정도겠지만, 시장 현황에 맞도록 주택 공급을 충실히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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