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빈자리' 놓고 경쟁, 생산 확대…반도체 수요 늘 수도
중국 최대 스마트폰·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의 추가 제재안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오는 15일부터 중단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 "제3국 반도체 업체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화웨이에 납품하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요청했지만, 14일 현재 승인이 나지 않았으며 승인 확률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승인 검토를 미국 상무부,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이 해서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데다, 미국이 강한 제재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화웨이와의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하고, SK하이닉스는 제재안 적용 전날인 14일까지만 화웨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제재안이 양사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한 곳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의 11%는 화웨이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기 매출 하락 등을 제외하면 장기적으로는 제재로 인한 여파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를 받은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만들지 못하게 돼도 다른 경쟁사들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는 것이다. 화웨이를 대체할 회사로는 오포나 비보, 샤오미 등이 거론된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화웨이의 제재가 국내 두 반도체 회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화웨이가 빠져나간 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반도체 공급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화웨이 제재 후 한동안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경쟁적으로 채울 것이다"라면서 "이는 생산 규모 확대로 이어진다. 생산 규모를 확대하려면 필연적으로 부품 확보가 중요해지고, 결과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도 화웨이 제재가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영산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시장점유율 감소를 다른 업체들이 충분히 흡수할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오포, 비보, 샤오미, 삼성, 애플 등 경쟁사들이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더 공격적인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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