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11억 누락…조수진, 의원직 상실로 이어지나

장기현 / 2020-09-08 14:59:53
5개월 만에 재산 60% 이상 증가…조 의원 "단순 실수"
민주 "단순한 해프닝 아냐…'고의 누락'이 합리적 의심"
법조계 "선거법 위반 소지 충분…의원직 상실까진 의문"
불과 5개월 만에 재산이 11억 원 넘게 늘어난 사람.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4.15 총선을 앞두고 신고한 재산은 18억5000만 원인데, 당선 후 등록한 재산은 30억 원으로 급증했다.

"바빠서 서류를 빠뜨린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지만 국민을 이해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숨어 있는 재산도 아니고 예금 6억 원과 남에게 빌려준 돈(채권) 5억 원을 바빠서 빠뜨릴 수도 있나.

재산 축소 신고는 선거법 위반이다. 허위사실 공표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직 상실도 가능한 일"이라고 공세를 펴는 중이다.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수진 의원이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18억5000만 원(2019년 12월 31일 기준). 그런데 지난달 28일 공개된 21대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약 30억 원(2020년 5월 30일 기준)으로 62% 늘었다. 

내역을 살펴보면 예금이 2억 원에서 8억2000여만 원으로 6억2000여만 원 늘었다. 국민은행(본인 1억3000여만 원)과 우리은행(배우자 2억8000여만 원) 예금과 채권은 5억 원(본인·배우자 각 2억5000만 원)이 추가됐다.

반년도 안돼 현금성 자산만 11억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중 은행에 예금한 억대의 돈을 누락했다는 점이 석연찮다. 채권도 배우자의 것은 몰랐다고 해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2억5000만 원을 실수로 빠뜨렸다는 건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후보 지원을 결정하고 혼자 서류를 준비했다. 신고 대상 가족의 5년치 세금 납부 내역 및 체납 내역, 전과 기록 등 30종 서류를 발급받는 데 꼬박 이틀을 뛰어다녔다"며 "신고 과정에서 실수가 빚어졌다.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 지난달 28일 공개된 21대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제공]

그러나 이런 해명으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닌듯하다. 선관위는 지난 4일 해당 사안에 대한 신고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상태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을 받게 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의 재산신고 누락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분명히 있다"며 18대 국회 때 민주당 정국교 의원이 '재산신고 누락'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례를 들었다. 정 의원은 후보 재산등록 때 125억 원 가량을 빠뜨린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고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 의원직 상실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 남지만, 법적 문제로부터 자유롭긴 힘들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도 UPI뉴스에 "누락의 정도가 중요하겠지만, 선거법 위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단순 실수'인지 '허위 신고'인지 살펴봐야 하는데, 고의로 재산을 숨겼다는 점을 증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의원직 상실도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허영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허위 재산신고는 단순 해프닝이 아니다. 본인 재산의 60%를 누락했다는 말을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같은날 "조 의원에게 5억 원을 빌리고 싶다. 빌려주고 잘 잊으시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같은당 김남국 의원도 "단순 실수가 아니라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추궁 받을까봐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라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재산을 형성했는지 여부도 정확하게 소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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