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 대출'로 부동산 29채 매입

남궁소정 / 2020-09-01 20:26:25
가족 명의로 부동산담보 대출 실행 후 뒤늦게 적발
평가차익만 수십억…이해상충 행위 등 이유로 면직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가족 앞으로 76억 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해 부동산 29채를 매입했다가 면직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제공]

1일 미래통합당 윤두현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까지 서울의 한 지점에서 근무한 A 씨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신의 가족 명의로 총 29건의 부동산담보 대출을 실행했다.

총대출금은 약 75억7000만 원에 이른다. A 씨의 모친, 부인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 5곳에서 총 26건, 73억3000만 원어치 대출을 받았고, 개인사업자인 가족을 통해 모두 3건, 2억4000만 원어치 대출을 받았다.

대출금은 경기도 화성 일대 아파트 18채와 오피스텔 9채, 부천의 연립주택 2채 등 총 29채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

A 씨가 주택을 매입한 시기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만큼 평가 차익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는 정책을 낼 때 국책은행 직원은 '셀프 대출'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뒤늦게 대출 취급의 적정성을 조사했고, 여신·수신 업무 취급 절차 미준수 등 업무 처리 소홀 사례로 판단했다.

A씨는 이해상충 행위 등의 이유로 전날 면직 처리됐다.

기업은행은 추후 법률 검토를 거쳐 A 씨를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대출을 승인해준 지점장에 대해서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내부자 거래 관련 시스템도 정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직원 본인의 대출만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직원 가족과 관련된 대출 등 거래는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윤두현 의원은 "기업은행은 내부통제나 규정이 시중은행들보다 더 잘 지켜져야 했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심각한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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