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코로나 수혜…자회사 '쇼박스'는 재확산에 울상

황두현 / 2020-08-25 18:13:53
실적 수년째 내리막…지난해 영업이익 19억·전년비 -63%
올해 반등조짐…배급순위 4위 → 1위…영화·드라마 동반 흥행
관건 하반기, 코로나 재확산에 개봉 연기 악재…그룹 존재감 관심
수년간 실적이 급감한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 쇼박스가 올해 들어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울상짓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상반기 유일하게 배급한 영화와 신사업으로 제작한 드라마가 흥행한 덕분이다. 하지만 개봉을 앞둔 작품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화 배급사별 점유율 순위에서 쇼박스는 23.8%를 차지해 1위를 달성했다. 롯데컬처웍스가 23.3%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CJ ENM(씨제이이앤엠) 13.5%,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11.6%로 뒤를 이었다.

▲ 오리온 본사(왼쪽), 쇼박스 본사 전경 [황두현 기자]

효율성을 봐도 쇼박스는 단연 압도적이다. 쇼박스는 상반기 1편(남산의 부장들)의 배급으로 관객 475만 명을 불러모았다. 지난해 상반기 5편을 배급하고도 점유율 5.1%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에 비해 롯데는 5편, CJ는 단독 4편·공동 1편으로 총 4.5편을 배급했다. 

실적이 반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 365억5800만 원, 영업이익 9억2500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했다. 수출액도 38억 원으로 2019년 한 해 누적액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올해 처음으로 뛰어든 드라마(이태원 클라쓰)가 성공을 거둔 점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 동안 내리막을 걷던 실적이 올 하반기 되살아날지 관심이 모인다. 쇼박스는 지난 2016년 매출 1259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은 2018년보다 소폭 늘었음에도, 이익은 80% 가까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급사의 실적은 영화의 흥행여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작품 한 편의 결과에 그치지 않고 향후 배급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쇼박스의) 최근 성적이 안 좋으면서 배급 작품 선정 기준에 의문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하반기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쇼박스는 올해 7편의 작품을 개봉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 이외에 나머지는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달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던 곽도원 주연의 '국제수사'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잠정적으로 연기됐다. 추석 개봉 예정이었던 블록버스터 '싱크홀'도 겨울로 밀렸다.

쇼박스가 하반기 실적 회복에 성공할 경우 제과 분야로 치우친 그룹 포트폴리오에 균형을 꾀할 수 있다. 지주회사 홀딩스의 자회사 중 식음료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주요 종속회사는 쇼박스가 유일한만큼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홀딩스의 최대주주 이화경 부회장이 직접 경영을 총괄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각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쇼박스와 달리 오리온은 코로나19의 수혜를 누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 1조549억 원, 영업이익 1832억 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낵과 비스킷 제품이 잘 팔렸고, 해외법인 역시 급성장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국제수사는 하반기 중에 개봉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며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 회복 추세 등을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개봉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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