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또 불거진 극우세력과 관계설정 '딜레마'
"일부 극우세력 행동 이해해" vs "이미 결별했다" '정책 좌클릭' '호남 공략' 등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던 미래통합당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통합당과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한 몸"이라며 '코로나 책임론'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광복절 집회와 통합당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집회에 참여한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통합당의 변화·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통합당이 '전광훈 악재'를 어떻게 돌파해나가냐에 당의 생사가 달려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TBS, 18~19일 조사·전국 성인 1506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 지지율은 37.1%로 3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상승 폭은 0.8%p에 그쳤다. 1위 자리도 다시 더불어민주당(38.9%)에 내줬다.
지난 13일(TBS 의뢰)과 17일(YTN 의뢰) 발표된 리얼미터 8월 2주 차 조사에서는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 측은 "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와의 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발목 잡힌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찾은 호남에서 3.4%p가 올랐고, 중도층에서도 통합당(40.9%)이 민주당(37.7%)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전날 보수정당 대표로서 최초로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진정성'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돌발 악재로 떠오른 8·15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의 연관성이다. 집회에 참석한 야권 인사들의 감염 및 확진자 접촉 소식이 잇따르고,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의료진을 협박하고 난동을 부리는 등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떠오르며 여당은 통합당을 향해 '재확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당은 극우 세력과의 연결된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한 비례 초선 의원은 "집회 장소에 가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분들은 우리 당을 대표하거나 대변하지 않는다"라며 "극우 세력과의 결별은 우리 당이 총선 전부터 고민했던 문제이고, 이런저런 논의 속에 우리는 그분들과 일심동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이 무슨 관계가 있나. 그런 유치한 사고방식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8·15 집회는 통합당이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가를 권하거나 독려한 일도 없고 우리 구성원들이 마이크 잡고 연설한 적도 없는 상황"이라고 극우 인사들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의 인식은 양분돼 있다. "(당이) 통합하기 전 전광훈 목사와 집회를 함께했던 황교안 전 대표(시절) 의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하태경 의원)는 의견도 있는 반면 "국민들의 정치적 의식수준 문제"라는 반박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당원들의 강성적인 행태로부터 통합당은 자유롭기가 어렵다"며 "갑자기 선을 그어버리면 엄청난 욕을 먹지 않겠나. 어느 정도는 부응해야 할 필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당협위원장들과 관련 "지역 유권자들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분들인 만큼 행동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지도부가 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지금이 통합당이 극우 세력과 제대로 절연할 기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한번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진영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전광훈 같은 무리와 과감하게 선을 긋는 것, 그것이 사는 길이다. 골짜기가 아니라 중원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파산 선고를 받은 정당에 법정관리인처럼 온 김종인 위원장의 실험은 내부 구조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최 평론가는 "김진태, 민경욱 전 의원뿐 아니라 현재 잠수해있는 친박 세력들과 절연할 수 있을지, 김 위원장을 따르지 않고 비토하는 세력을 끊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아울러 당내 개혁파의 지지를 얼마나 얻을지가 통합당이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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