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태양광' 수해 원인 놓고 여야 공방 '점입가경'

장기현 / 2020-08-11 15:16:38
호우피해 원인…與 "4대강 탓" vs 野 "태양광 탓"
이낙연 "4대강, 일의 순서가 잘못된 건 틀림없다"
김종인 "태양광, 산기슭 아무 데나 설치해 산사태"
文대통령 "4대강 홍수예방 기여도 분석할 기회"
전국적인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는 호우 피해의 원인으로 각각 '4대강 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지목, 기싸움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대강 사업으로 강둑이 터져 피해가 극심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발전 사업이 산사태를 일으켰다고 반박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며 논란에 불을 붙인 형국이 돼, 여야의 책임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1일 집중 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음성군에서 현장 상황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11일 오전 충북 음성의 수해복구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4대강 보를 설치한 것이 잘한 건지 못한 건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가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소하천은 두고 본류만 (정비를) 했다. 마치 계단 물청소를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면서 하는 것과 똑같다"며 "그렇게 하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위에서부터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전체의 평가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더라도, 소하천 범람을 개선하는 정비사업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용한 4대강 '무용론'에서 4대강 '책임론'을 통해 대야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같은당 우원식 의원도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은 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제대로 안 하고, 본류에 보를 막는 것 중심으로 했다"면서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의원은 "홍수 피해가 한창인 와중에 과거 책임론을 벗어나기 위해 이런 식의 4대강 논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10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통합당은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를 주장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난개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양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을 산기슭 아무 데나 설치하니까, 비가 많이 쏟아질 때 무너지고 산사태가 더 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겹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이번 홍수가 지나가고 산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을 해보면 태양광 발전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판명이 날 것"이라며 "그때 국민들이 (태양광을) 어떻게 다룰지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무소속 권성동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서 4대강 보와 홍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라고 하시면서 은근히 4대강 사업을 디스했다"며 4대강 공방에 가세했다.

권 의원은 "이미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이 입증됐는데, 대통령의 폄하 발언을 보면서 진영논리에 갇힌 문 대통령이 안타깝고 답답했다"면서 "가뭄과 홍수 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시라"고 주장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전날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홍수 피해와 관련한 보의 영향에 대한 조사·평가를 지시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하면서 4대강 사업이 돌연 정치권 의제로 소환됐다.

논쟁의 핵심은 4대강 보가 빗물을 효과적으로 가둬 홍수 피해를 줄였는지, 아니면 저수 기능이 부족해 오히려 홍수 피해만 늘렸는지 여부다. 문 대통령이 직접 4대강의 홍수 예방 효과를 평가하겠다고 밝히면서, 호우가 끝난 뒤에도 정치권의 책임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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