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發 성추문 쇼크에 허우적대는 민주당

장기현 / 2020-07-16 17:34:05
이해찬 '사과'에 '피해 호소인' 용어까지 연속 '논란'
"민주당 논란 자초" 지적도…진상조사 적극 나서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의 수렁'에 빠졌다. 박 시장의 장례나 조문 등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고, 이해찬 대표의 '대리 사과' 논란까지 이어졌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피해 호소인'과 '피해자'라는 용어 선택을 두고 새로운 대립구도가 만들어졌다.

논란이 논란을 낳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사과가 대표적이다. 직접 사과에 나서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언급했지만,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며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5일 박 시장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 호소인이 겪은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당대표로서 통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직접 사과는 박 시장의 5일장(葬)이 끝난 지 이틀 만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고위전략회의 직후 강훈식 수석대변인을 통해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리 사과'라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박 시장 관련 이 대표의 발언은 대리 사과에서 직접 사과로 이틀 만에 바뀌었다.

이 대표가 사과 과정에서 언급한 '피해 호소인'이 또 논란이 됐다. 앞서 민주당의 여성 의원들도 1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 사건 피해자를 '피해 호소 여성'으로 지칭했다. 이를 두고 피해자의 입장을 일방적 주장이라고 단정하고 싶은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해찬 대표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언급하면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지칭하는 등 2차 가해를 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구태 정치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도 "연이은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민주당"이라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급조한 용어가 '피해 호소인'이라면, 박 시장에 대한 장례와 추모의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피해자'라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을 향한 여론도 차갑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3~15일 전국 유권자 151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4.3%p 내린 35.4%의 지지도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2주차(35.3%) 이후 최저치다(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장 박 시장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에서부터 피해자 입장의 진상조사 목소리가 나온다. 박 시장이 창립을 주도한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권리회복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요구하는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이 변호사 시절 변호했던 '성고문 사건' 피해자 민주당 권인숙 의원도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과정이 있었다"며 "여성가족부나 국가인권위원회 등 외부인들이 다 같이 참여해서 냉정하고 정확하게 문제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자신의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따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인 피해자가 적으로 규정된 모양새"라면서 "민주당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상조사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박 시장의 공과를 엄격히 평가하고, 앞으로 민주당의 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진상조사에 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이것이 민주당이 외치는 '책임 정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기현

장기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