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靑 해명해야"…주호영 "검찰, 특수본 설치"
청와대·경찰·서울시 모두 부인…증거 확보가 관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문제가 급속히 정국의 중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번 의혹은 '공무상 비밀누설'일 뿐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 교사'로 볼 수 있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0일 UPI뉴스 첫 보도 이후 피해자 A 씨를 대리·보호하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13일 해당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청와대는 "(박 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의혹 차단에 나섰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누가' 박 시장에게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누설했는지가 핵심이다. 고소장은 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됐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경찰청 본청→청와대'로 보고됐다. 박 시장이 9일 급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할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가 성추행 피소 사실을 인지한 것이 비극의 씨앗이 되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과 청와대 어느 쪽에서도 유출을 안 했는데, 박 시장이 우연히 알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것은 참 공교롭다"라며 "유출되어선 안되는 정보가 유출된 것은 맞다"고 했다.
문제는 관련 증거 확보다. 관계 기관들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고, 서울시는 "피소 사실을 아예 몰랐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전날 "(박 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했다. 경찰은 "청와대에는 보고했지만, 서울시나 박 시장에게 알린 적은 없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피의사실 공표죄 등이 적용될 수 있고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현재로선 모두 의혹이니까 결국은 명확한 증거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피소사실 유출 규명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세간에 도는 얘기대로 경찰이 청와대에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보고 했고 청와대가 박 시장에게 그 정보를 제공했냐는 문제에 대해 해명이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 경찰청은 수사기밀 누설 부분에 있어서 이미 수사대상으로 전락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 경찰청은) 사건을 가지고 있지 말고 조속히 검찰로 송치바란다"라며 "검찰은 특임검사를 임명하거나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성추행 사건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주 원내대표는 "(정보 유출 의혹은) 공무상 비밀누설뿐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 교사 등 형사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철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거쳐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이 유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주혜 의원은 '박 시장이 참모들과 (피소 사실)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서울시 젠더특보는 민주당 모 의원의 보좌관이었다고 한다. 결국 이 사실을 민주당에서도 알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박성중 의원도 "여당, 서울시, 청와대, 경찰이 합동한 냄새가 있다"고 했다.
통합당은 오는 20일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박 시장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또 여성가족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 차원의 대응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러 상임위에서 집중적으로 (관련 의혹) 문제를 추궁할 것"이라며 "청문회를 요구하고 거기에서 충분한 진상규명이 안 되면 더 나아가서 국정조사 등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