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스타에 '선결조건' 추가?…미지급금 800~1000억 해결

이민재 / 2020-07-02 15:49:25
이스타항공 미지급금 약 1400억…유류·리스·조업료 등
이스타 "그동안 언급않던 미지급금 , 왜 갑자기 들고나오나"
"제주, 인수 지연해 파산 유도하고 LCC독점 지위 확보 속셈"

이스타항공 인수자인 제주항공이 최근 인수합병 새로운 선결조건을 내건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측은 어제(1) 이스타항공 측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지급금 1400억여 원 중 800~1000억 원 가량을 해결하고 나가라며 새로운 선결조건을 내걸었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방화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항공이 인수작업을 서둘러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스타항공이 내야 하는 미지급금은 유류비, 리스비, 조업료, 보험료,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지난달 말 기준 약 1300~1400억 원 규모다. 이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유류비와 리스비로 약 500억 원 정도다나머지 800~900억 원은 조업료시스템 사용료 등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해결하라고 요구한 800~1000억 원의 내역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전날 밤 이스타항공 측에 10(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한 관계자는 "전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으로 문서를 보냈고,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항의 전화를 하자 미지급금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실사 당시부터 미지급금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는데 갑자기 '미지급금 일부 해결'을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실사 당시에 제주항공은 미지급금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었고, 당시엔 자기들이 빨리 인수해서 해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이대로 두면 파산인데, 마이너스통장 쓰는 사람에게 돈 갚으라고 하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미 제주항공이 요구하는 미지급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무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원래 두 회사간 갈등의 불씨가 됐던 선결조건은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문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보낸 공문에서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지급 보증건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이 리스한 항공기를 계약 기간만큼 쓰지 못할시 이스타항공이 이를 이어받는다는 내용의 지급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리스 기간은 6년이며 현재 1년 반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 문제는 합의가 끝나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리스사의 동의를 받아 제주항공이 항공기를 이어받아 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측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시각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베트남 기업결합심사' 건이 선결 조건으로 거론 됐다. 업계에선 이달 중순이면 베트남 정부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새로운 선결조건을 내걸어 인수를 고의적으로 지연 시키거나 인수를 무산시켜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측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것처럼 시간을 끌어 파산을 유도한 뒤, LCC 독점 지위를 얻으려는 속셈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조종사 노조 측은 내주 수요일 정도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녀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노조는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을 상대로 규탄 집회를 열기로했다. 대주주의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이스타항공 1600명 노동자의 생사와 직결된 인수합병 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조만간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민재

이민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