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화상회의' 주재, 원격 교육·진료 시스템 강조와 무관치 않아
북한의 대표적 인터넷포털 사이트인 〈내나라〉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1주년을 계기로 인터넷 사진전을 게시해 눈길을 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주로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의 국가 기념일에 관련 묶음사진을 게시해 왔다. 하지만 외국 국가원수의 방북 행사 관련 사진들로 '인터넷 사진전'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26일 현재 '내나라'(naenara.com.kp)에 접속하면 '평양에서의 뜻깊은 상봉'이란 제목의 팝업창이 뜨고, 홈페이지 첫화면 하단에도 '사진전시장으로 들어가기'라는 메뉴가 뜬다. 메뉴를 클릭하면 '김정은 동지와 시진핑 동지의 평양에서의 뜻깊은 상봉 1돌 기념 인터넷 사진전시회'라는 문구와 함께 54장의 관련 사진을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북중 수교 70년을 맞아 지난해 6월 20~21일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이에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 관계를 새 시대 요구에 맞게 승화 발전하고 두 나라 최고영도자 사이에 맺어진 친분관계의 공고성, 조중관계의 특수성을 다시금 과시한 역사적 사변이 됐다"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북중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해 게재한 '사회주의 한 길에서 더욱 굳게 다져지는 조중친선' 제목의 논설에서 지난해 6월 20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조명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도 이날 1년 전 시 주석 평양 순안비행장 도착과 주민 환영 모습, 회담 장면 등을 담은 영상을 재방영하면서 "조중 친선단결의 힘 있는 과시이고 세계 정치사에 특기할 일대 사변"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시 주석 방북 1주년을 기념해 논평과 영상, 사진전 등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이중고 속에서 최근 한·미와도 등을 진 북한이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더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인 지난 12일 리선권 외무상이 담화에서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 정부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한 것과 대비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2년 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했을 때만 해도 '역사적 대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도 북한이 중국과의 전통적 우의를 과시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으로 '보류'되긴 했지만,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대중이 모이는 옥내 전시장 대신 인터넷 사진전을 게시한 것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국면에 원격교육과 원격진료 등 원격 화상시스템을 강조해온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에서 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격교육법을 채택함에 대하여'를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등 원격 시스템을 정부 시책으로 삼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앞서 24일에도 전날 김정은 위원장의 사회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를 화상회의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국가의 중요 회의를 '화상회의'로 진행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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