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장, '개의·중단·해산' 권한…발언권 좌지우지
'법사위·예결위'가 핵심…여야, 사수위해 막판 총력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 간 '상임위원회 쟁탈전'이 뜨겁다. '국회 의원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상임위원장 자리는 물론 의원들의 상임위 배분을 두고 '소리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우선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상임위원장직 배분이다. 177석의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이 18개 모든 상임위원장 몫을 가져가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자 미래통합당은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당내에서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3선 의원들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여야가 상임위원장 협상에 '올인'하는 것은 누가 위원장이 되느냐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도, 뺏길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우선 회의 진행 권한을 가진다. 회의를 여는 것부터 중단, 해산까지 위원장 고유 권한으로, 회의 안건도 위원장이 결정한다. 의원 발언 시간과 횟수도 위원장이 정한다.
상임위원장은 특히 여야 충돌이 발생하는 쟁점 법안, 예산안 처리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게 된다. 위원장이 특정 법안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겠다고 판단하면 회의를 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관철시킬 법안이 있을 경우 위원장이 적극 회의를 주재할 수 있고, 특정 정당 의원들에게 발언권을 더 줄 수 있다.
또한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법안의 운명을 쥐고 있는 만큼 정부 부처, 공공기관, 산업계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지역구 민원 처리에도 도움이 된다. 안건 조정 권한을 기반으로 지역 예산을 확보하거나 지역 민원 관련 입법 안건을 올리기 수월해지는 것이다. 철도, 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이슈가 있는 지역 의원들이 앞다퉈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의원회관 사무실과 별도로 위원장 사무실이 본청에 마련되고, 국회의원 월급 외에 200만 원의 업무추진비와 기타 운영비 1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이처럼 막강한 상임위원장 자리에 과연 누가 오를지 여야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마평이 무성하다. 상임위원장은 대개 정무적 감각을 갖춘 여야의 3선 이상 의원들이 맡아 왔다. 여야가 자당이 위원장직을 챙길 상임위를 나누면 각 당 중진 의원들의 선수(選數)와 나이·전공, 상임위원장·간사 경력 여부를 따져 위원장 후보로 추천하게 된다.
상임위 중 핵심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이다. 두 곳 모두 20대 국회에서는 통합당이 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에서는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와 예결위를 통합당이 독차지하고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여야는 두 '노른자 상임위원장'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전을 벌일 기세다.
…
상임위원장 경쟁만큼이나 여야 의원들 간의 상임위 배정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민주당과 통합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선인들에게 지망하는 상임위 신청을 받은 결과 국토위를 써낸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으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였다.
국토위와 산자위가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이유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토위는 지하철 개통이나 도로 지하화, 부동산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부처와 기관을 관리하기 때문에 선거 기간 동안 약속한 공약과 관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산자위 역시 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일자리 유치와 연관된 부처를 담당해 지역구 활동에 유리하다.
또 다른 '알짜배기'인 교육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인기 상임위다.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수도권과 도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당선인들은 교육위를, 농어촌이 지역구인 당선인은 농해수위를 지망한다.
반면 전통적으로 비인기 상임위인 국방위원회나 환경노동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은 지원자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임위들은 관련 쟁점이 많다보니 업무량이 과중한 데다가 지역구에 가져갈 콩고물은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들 간의 상임위 배분에 대해 "같은 지역내에서만 국회의원의 상임위 지원이 겹치지 않으면 원내대표가 배려해주는데 이번처럼 겹치는 경우 원내대표가 머리가 좀 아프지 않겠냐"며 "일부 편중된 상임위에 대해서는 당이나 지역 중진의원 차원의 교통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원장 문제의 경우 가장 핵심인 예결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는 문제에 여야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진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며 "자리 싸움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순리대로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여야 모두 협치를 강조했듯, 원만한 협상으로 법정 시한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