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쉽고, 정년 보장에 연금까지…직업군인 인기 '짱'

김광호 / 2020-01-13 16:37:09
작년 부사관 경쟁률, 육군 3.5대1·해군 5.9대1·공군 7.6대1
첫 선발 장기복무 부사관은 8.5대1…'드론·UAV병' 28.8대1
여성 지원자 급증…좋은 일자리 인식되며 학원도 성업 중

최근 취업난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많은 청년들이 '군문(軍門)'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청년층이 기피하던 '직업군인'이 인기 직종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해 9월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특수전학교에서 열린 '특전부사관 50기 4차 임관식'에서 특전부사관들이 임관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사관 경쟁률은 육군 3.5대1, 해군 5.9대1, 공군 7.6대1을 기록했고, 지난 2018년에는 육군 3.4대1, 해군 4.1대1, 공군 11.5대1로 집계됐다.

부사관 지원자들 가운데 여군의 경우 육군 5.7대1, 해군 11.4대1, 공군 8.8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18년 12월 처음으로 선발한 장기복무자(10년 이상 근무 보장)는 9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해 장기복무 부사관 모집 결과를 살펴보면 255명 선발에 2155명이 지원해 8.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0년 이상 군 복무 보장으로 직업 안정성이 높아지자 경쟁률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기존 일반 부사관의 복무기간은 남성 4년, 여성 3년이며, 이후 심사를 통해 장기 복무 여부가 결정된다

처음 모집한 장기복무 부사관의 부문별 경쟁률을 보면 드론·무인기(UAV)운용이 28.8대1로 가장 높았고, 특임보병이 6.9대1, 사이버·정보체계운용이 6.6대1이었다.

▲13일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부사관학원에서 수강생들이 체력훈련을 하는 모습. [김광호 기자]


'부사관' 인기 배경…안정적 근무여건과 일반 공무원에 비해 낮은 경쟁률


직업군인 모집에 여성의 지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장기복무 부사관 전체 지원자 중 여성은 563명으로 2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명 내외를 뽑는 여군 특임보병에 404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무려 40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사관의 인기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세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사관으로 임관하면 9급 공무원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 데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시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장기복무를 하게 되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또 2-3년마다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하는 장교에 비해 한 부대에서만 장기근무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근무 여건도 부사관 경쟁률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13일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부사관학원에서 수강생들이 한국사 강의를 듣고 있다. [김광호 기자]


지원자들 "국가공무원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평생직장"


이처럼 직업군인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사설 학원도 성업중이다. 서울 강남이나 노량진 학원가에는 부사관 선발 시험 대비반 강좌를 광고하는 전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학원에서는 필기 시험과 체력 시험 대비는 물론 면접 요령까지 강의하고 있다. 모의면접에다 강사 1대1 개별지도,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도움을 줘 직업군인이 되고자하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3일 본지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부사관학원은 강의를 듣는 학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학원은 몇 년전과 비교해 매년 전체 수강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극심한 취업난 탓에 안정적인 직장으로 군을 보고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여자 수강생이 등록생 중 70-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수강생들 중 특전사 부사관을 준비하고 있는 김유빈(21·인천시 부평동) 씨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축구선수를 하다 그만뒀다. 대학에 와서 뭐할지 고민하다가 부사관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부사관은 대기업에 비해 경쟁률이 낮고, 국가공무원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평생직장으로 생각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여군을 지원하게 됐다는 진화빈(23·여·서울시 장안동)씨도 "학창시절부터 여군을 꿈꿨는데 고3때 부사관 시험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후 일반 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이대로는 후회할 것 같아서 작년에 미련없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부사관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군인은 단순한 직업이기 이전에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한 군인이 아닌 훌륭한 군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P부사관장교학원 김기호 원장은 "학원 초창기만 하더라도 육군위주로 지원을 했었지만 최근에는 해군, 공군 ,해병대, 특전사 등 다양한 루트로 도전하고 있다"면서 "부사관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정부에서 매년 상비병력을 감축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군에서는 부사관을 더 뽑을 수밖에 없다"면서 "부사관이 증가할수록 부사관에 대한 처우나 복지도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직업 군인은 국가공무원으로서 안정적으로 국가를 위한 업무에 종사할 수 있고, 20년 이상 근무 시에는 연금수령으로 노후 대비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현재 추진중인 군 인력구조 개편 등이 완료되면, 하사 임관시 대부분 인원이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어 앞으로 더 유망한 직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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