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펜벤다졸 효과 없다"…임상 계획 취소

권라영 / 2020-01-09 20:21:43
"2주간 임상시험 타당성 검토…보도자료까지 준비"
"펜벤다졸 기전은 항암 1세대…효과 없다고 봐도 돼"
보건복지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국립암센터에서 펜벤다졸 성분이 있는 개 구충제 등의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추진했으나 준비단계에서 효과가 없다고 보고 계획을 취소했다.

▲ 약품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김흥태 국립암센터 임상시험센터장은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 국립 암센터 연구자들이 모여 임상시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 2주간 검토했다"면서 "근거나 자료가 너무 없어서 안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펜벤다졸 임상시험은 없다. 이에 국립암센터 연구진은 각종 관련 자료를 모아 임상시험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펜벤다졸이 동물 수준에서도 안정성이나 효과가 검증된 자료가 없다고 최종 판단, 임상시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 센터장은 "보도자료까지 준비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유튜브에서 제일 괜찮다며 많이 인용된 논문도 검토해 봤는데 이것조차도 허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기전의 항암제는 이미 90년대에 1세대 세포 독성 항암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현재는 1세대 항암제에 더해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3세대 항암제까지 쓰는 시대"라면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게 아니라 효과가 없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펜벤다졸 성분의 개 구충제를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한 미국인 남성의 사연을 소개한 뒤로 이 성분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폐암 4기를 선고받은 개그맨 김철민 등 일부 암 환자들은 '기적'을 바라며 개 구충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용 구충제는 동물에게만 허가된 약"이라며 "절대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역시 "임상적 근거가 없다"며 "권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권라영

권라영

SNS